「목표」에 대한 뒷 이야기

‘그래, 이 사람들 읽으라고 내가 글 쓰지.’

by 삶예글방

[목표]에 대한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해야 했던 시점. 난 여전히 [성별]을 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4번째 글쓰기가 생각보다 마음에 많이 쓰였나 보다. 어떤 대업을 이루면 잠시 고갈감에 아무것도 못한다던데 내게 [성별]은 그런 글쓰기였나 보다. 첫걸음을 뗀 글이었음에도 나에게는 큰 도전이었나 보다. 그래서 [목표]의 시작은 더뎠다. 마음의 투자도 여분이 적었다. [성별]에 많은 마음이 묶여 있었던 탓에 [목표]에 투자할 마음의 돈이 없었다.


그렇지만 써 내려가야 했다. 마감 3일 전, 시간을 내서 개요를 작성했다. 그리고 하루를 또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보냈다. 그렇게 토요일이 왔고 몇 자 적었다. 말 그대로 몇 자만 썼다. 또 써지지 않았다. 마감 당일이 다가왔다. 째깍째깍. 시간은 흘렀다. 일요일 오후 4시 반쯤 되었다. 마감을 눈앞에 두었으니 피할 곳이 없었다. 애인 현경에게 잠깐 글 쓰러 카페에 다녀온다고 하고 회원님께서 추천해 주신 글이 잘 써지는 카페에 가 앉았다. 설상가상 카페 마감도 오후 6시. 시간과 글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는 어느 때보다도 강렬한 초점으로 글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머릿속엔 ‘덜어내야 해. 덜어내야 해’를 연거푸 외치며 썼다. 여태까지 오래 걸리고, 난잡했던 것이 떠올랐다. 덜어내지 못하면 마감에 맞출 수 없었다. 어색하다 싶으면 아주 잠깐 멈춰 팔짱을 끼고 글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적어 내려갔다. 긴 시간이 허용되지 않아서 빠르게 눈을 굴려 어색한 부분을 짚어냈다. 그리고 생각을 굴려 더 나이스한 표현을 찾아 적으려 했다. 다행히 생각보다 잘 써졌다. 내 안에서 오랫동안 묵혀놓은 고민이자 생각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학창 시절부터 목표 지향적인 삶을 살았고, 목표가 뚜렷한 경쟁과 기록 스포츠를 즐겨서 체대에 갔으며, 트레이너가 되고 나서도 목표가 뚜렷한 운동을 해온 나였기에 이 글은 어느 글보다도 나에 대한 글이었다.


나에 대한 글임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글이 되길 바랐다. 트레이너를 하다 보면 많은 목표의 모양을 마주한다. 처음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연차가 쌓이고 트레이너라는 일을 좋아하게 되면서, 동시에 함께 운동하는 회원님들에게 애정이 덧대어지면서 각자 다른 목표의 모습과 매력을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동시에 나의 목표도 내가 응원해주고 싶었다. 기록을 좇아도 된다고, 너의 목표도 그만의 모양과 형태를 가진 매력적인 것이라고 나 스스로 말해주고 싶었다.


댓글을 보는 마음은 오히려 가벼웠다. 어떠한 피드백을 받아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었다.

다행히 댓글에서 내가 이 글에 많은 투잘 못한 것을 들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역시나 참 감사했다. 내 글에서 목표를 떠올리고, 나도 모르는 내 글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 이 사람들 읽으라고 내가 글 쓰지.’

마감의 압박에 시달린 것은 금방 잊히고 또 글을 쓸 용기를 얻었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이어도 괜찮다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언제나 내 생각과 경험으로부터 묵혀둔 이야기들을 꺼내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투자가 적든 많든 결국 나의 글이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잠깐이라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쓰면 되는 것이다. 아직은 아니 어쩌면 평생 아마추어의 마음으로, 솔직하게 적어도 괜찮은 것이다.


다음 글은 마감이 일주일 남은 현재에도 주제를 정하지 못해 고민이다. 적고 싶은 게 많은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내일 길게 달리는 날이니 달리는 내내 생각에 틈을 만들어 글 주제를 떠올려봐야겠다. 나로부터 시작되는 글의 주제. 다음 주엔 무얼 적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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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