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미내 Mar 28. 2021

섬집 아기

엄마 언제 와

가족들이 돈 벌러 먼 길을 떠났다. 강아지들과 집을 지키고 있다. 마음이 무겁다. 고생한 만큼 잘 풀려야 할 텐데, 다치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다. 강아지들도 그걸 느끼는지 현관만 바라보고 있다. 희망이는 엄마를, 소망이는 아빠를 기다리는 것 같다.

조용해서 나와보니 현관문만 쳐다보고 있다.

내 임무는 집에서 강아지들을 잘 돌보기다. 베란다에 배변패드를 바로바로 갈아주고, 밥그릇과 물그릇이 비지 않도록 챙긴다. 아침, 저녁으로 산책을 시킨다. 오래 걷다가 한참 벤치에 앉아서 멍 때리다가 들어온다. 평소 손발을 닦기 전에는 현관에서 움직이지 않는데 두 마리가 가족들이 돌아왔는지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체크한다. 덕분에 집안일이 늘었다.


밤에는 코 고는 소망이와 시도 때도 없이 돌아다니는 희망이와 함께 잔다. 방에서 내쫓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서로 의지하며 잤다. 오래간만에 혼자 집을 지키려니 좀 무섭다. 문득 "엄마가 섬 그늘에~"로 시작하는 동요가 생각났다. 다음에는 아예 강아지들을 데리고 따라나서야겠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이전 13화 아침 산책 풍경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