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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Apr 01. 2021

봄바람 휘날리며

벚꽃놀이

2015년 오늘. 희망이를 만났다.

이전 글 : 쭈구리 검은 개 (희망이와 첫 만남)


다른 사람들에게는 만우절이고, 나에게는 희망이 생일이다. 이 무렵이면 벚꽃이 핀다. 이유 없이 사람을 설레게 하는 꽃이다. 평소와 달리 공원이 아니라 동네 천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온통 핑크빛이다. 봄바람이 불면서 벚꽃 잎이 흩날렸다.


소망이는 궁둥이를 씰룩거리고 희망이도 냄새 맡느라 정신이 없다. 욕심에는 예쁘게 사진을 찍어서 가족 카톡방에 올리고 싶었는데 도와주질 않는다. 정신없이 돌아다닌다. 사진 찍을 틈이 없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하면 참 난감하다. 결국 건진 것은 예쁜 배경을 벗 삼아 찍은 똥 누는 사진뿐이다.


거의 세 시간을 산책했다. 점심 무렵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나와서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시켜먹었다. 낭만과 여유가 있어 보였다. 동시에 주변에 쓰레기가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집에 들어올 무렵에는 지쳐서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 사진을 찍었다. 남는 건 사진뿐이다. 내년에는 마스크 없이 더 즐겁게 벚꽃놀이를 즐기고 싶다.

2021년 벚꽃놀이 (희망이와 소망이)

집에 돌아와서 목욕을 시켰다. 식품건조기를 꺼내 강아지들 간식을 만들었다. 아무리 잘해줘도 강아지들은 밤마다 현관을 쳐다보고 있다. 조금 섭섭하다. 그래도 귀여우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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