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마음을 세우는 작고 단단한 글쓰기 14화

아이들로부터 웃음을 배우다

by 해리포테이토

니체는 차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춤추고, 배우고, 추락하고, 건너가고, 넘어서라고, 웃음을 배우라고 한다. 웃음을 어떻게 배울까? 누구한테 배울까? 웃음은 누가 가르치는가?



나는 아이들을 가르친다. 내면의 아이를 가진 어른들도 가르친다. 나는 아이들한테서 배운다. 아이의 마음을 가진 어른한테서도 배운다.


옛날에, 마치 전생처럼 느껴지는 아주 옛날에, 나의 별명은 '해리포터'였다, 가당찮게도. 아이들이 "해리포터쌤"하고 물러주면 기분이 으쓱해지면서, 마법이라도 부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시간이 흘렀다. 나를 해리포터쌤이라고 불러주던 과거의 아이들은 이제 서른즈음이 되었고 선생님이 되었고 디자이너가 되었고 아이 엄마가 되었다. 이 아이들이 5월에 옛날 별명을 떠올리며 편지를 보내왔다. 마법처럼 웃음이 나왔다. 기분이 간질간질해지는 말들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열살 즈음 되는 아이들 수업이 있었다. 별명 짓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이날은 저마다의 별명을 지으며 놀았다.


아이들 놀이에 끼고 싶었던 한 쌤이

“저 선생님 별명이 해리포터였어"

하며 나를 가리켰다.

나는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해리 포터'를 모른다는 거였다.



어떤 아이가 말했다.

"해리포터? 해리포테이토!"



우리는 신나게 웃었다.

그렇게 나는 해리포테이토 쌤이 되었다.




웃음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마치 술 한잔 들어간처럼 취하게 한다. 경직된 상태보다 술마신 듯 취한 상태가 글쓰기에 유익하다. 웃음으로 나를 세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오늘 당신의 마음을 세우는 문장은 무엇인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