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가방을 메고 가는 부모
공원을 산책하다 보면 아이 가방을 메고 가는 부모가 자주 보인다.
학교 문 앞에서 아이들 학교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려 가방을 받아 들고
아이들은 부모 손을 붙잡고 귀가하거나
친구들과 놀이터로 향하고 부모들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것을 지켜보는 광경은 흔하다.
"힘들었지? 가방 이리 주어!"
부모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하느라 힘들었으니
가방쯤 들어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태도이다.
아이들도 역시 부모가 가방을 들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부모가 바빠서 나오지 못하는 경우에는
자신만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엄마는 오늘 학교에 못 가니 친구와 같이 오렴."
"..."
엄마가 학교에 못 온다는 말에 그만 시무룩해진다.
물론 모든 부모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부모는 아이를 데리러 나오지만
가방이나 신발주머니 등 아이의 짐은 스스로 메도록 한다.
"학교 공부는 재미있었어?"
"응, 국어 시간이 가장 재미있어."
"엄마 닮아서 국어를 좋아하는가 보다. 엄마도 국어를 좋아했어."
아이와 공부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즐겁게 대화하는 엄마.
그러면서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를 파악한다.
부모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아이를 지도한다.
과연 이들 중에 아이에게 자립심을 길러주는 부모는 누구일까?
지금은 비록 어리지만 이것이 습관이 되면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부모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커지게 된다.
장성해서도 부모에게 의존도가 높은 젊은이는 이렇게 만들어진다.
심지어 용돈을 주지 않는다고 부모를 구타하는 일까지 발생하는 것은
누구 잘못인가?
나의 어린 시절,
초등학교 입학식에 부모님과 함께 간 일이 유일하다.
혼자서 무거운 가방을 메고 신발주머니를 들고 학교에 다녔다.
당시에는 학교 문 앞에서 가방을 들어주기 위해 기다리는 부모는 없었다.
부모 세대는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 것이지만
아이에게는 오히려 자립심을 길러주는 환경이 자연히 형성되었다.
지금은 과잉보호로 인해 아이들 자립심을 뿌리째 뽑아버리는 일이 만연하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제대로 독립할 수 있을까?
아이가 넘어졌을 때
먼지를 툭툭 털면서 일어나는 아이와
넘어진 상태로 부모가 일으켜주기를 기다리는 아이 중에
누구에게 자립심이 있다고 하겠는가?
아이의 자립심은 어떻게 길러주어야 하는가?
아이의 자립심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작은 책임을 맡겨보자.
자기 짐은 자기가 들기, 자기 방 정리, 옷 입기 등 작은 책임을 맡기도록 한다.
작은 책임으로 자신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아이에게 결정권을 주어보자.
입을 옷을 고르거나 먹을 간식을 고르는 결정권을 주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아이에게 선택을 기회를 줌으로써 자립심을 기를 수 있다.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해 주자.
결과를 칭찬해 주기보다는 노력하는 과정을 칭찬하면 아이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완벽하지 않아도 시도하는 그 자체를 칭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에게 모범을 보여야 한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행위를 따라 하기 쉽다. 부모가 문제를 해결하고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부모가 노력하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도 노력하게 되며 부모가 책임을 다하는 태도를 보면서 아이는 성장한다. 아이는 부모의 닮은 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그들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 도로시 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