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175° DENO Dandan Noodles - 탄탄면
정오의 징기스칸을 뒤로하고 입가심으로 찾아간 '카루메루도 카페'. 프렌치토스트가 일품인 그곳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이 구역 맛집은 내가 접수한다!’ 오라를 풍기며 등장하는 오피스 레이디 언니!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평범한 자태이나 맛에는 좀 까다롭겠다 싶은 인상. 그 언니가 저벅저벅 같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더니 좁은 복도에 놓인 자동판매기에서 표를 끊고는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조금도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물 흐르듯 일련의 과정이 한두 번 온 곳이 아님에 틀림없다. 주변 오피스에서 일하다 ‘맛있는’ 단골집으로 점심 먹으러 온 모양새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걸 먹을까?! 어떤 메뉴이기에 조금도 지체함이 없이 선택한 걸까?! 카페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보내고 그녀가 들어간 곳으로 향했다.
오늘 그녀의 점심은 탄탄면! 175 ° DENO Dandan Noodles
본토의 탄탄면을 맛보지도 못했거니와 한국에서도 아주 오래전에 먹어봐서 그 맛이 어떤지 기억도 나지 않은 맛! 땅콩 가루의 고소함, 고추기름의 매콤함, 은근히 올라오는 산초의 얼얼함. 갑자기 훅 들어온 메뉴, 탄탄면. 시간을 보니 1시. 이곳 브레이크 타임은 2시 30분. 카페에 들렀다 가기에 애매한 시간이라 나도 그녀 따라 자판기에서 입장표(식권)를 뽑고 냉큼 들어갔다.
좀 전에 들어온 언니는 벌써 각 잡고 앉아서 먹을 준비를 하고 계신다. 그녀의 메뉴가 나온다. '어라~! 국물이 없네?! 다른 손님들도 국물이 없는 걸 먹네! 앗!' 이곳 인기 메뉴는 국물 없는 탄탄면이다. 내는 국물 있는 탄탄면. 식당에 들어와서 시켰으면 주변을 살피고 국물 없는 이곳 한정 메뉴인 국물 없는 탄탄면을 시켰겠지만 추가정보가 없는 밋밋한 자판기에서 메뉴를 선택하니 국물 있는 탄탄면 이로세. 식권을 들고 나도 위풍당당 입장한다. 1인 가게라 셰프이자 주인장에게 식권을 건네니 맵기 정도와 산초량을 묻는다. 친절하게도 추천 정도가 표시되어 있어 이번 선택은 쉬웠다.
탄탄면을 기다리며 주변에 놓인 것들을 살피니 제법 맛으로 정평이 난 곳인가 보다. 타배로그 인증 상패가 놓여있고 그 밖에도 여러 곳에서 인증되고 수상도 한 작지만 저력 있는 탄탄면 집이다. 역시 잘 왔어! 그녀를 알아본 내 눈썰미를 칭찬한다. 드디어 나온 국물 있는 탄탄면. ‘어머나! 맛있잖아! 딱 내 입맛인데!’ 국물 없는 탄탄면은 맛보진 않았지만 국물이 얼큰 하니 직전의 느끼한 징기스칸 맛을 다 씻어내는 맛이다. 국물이 딱이다! 면도 가늘고 꼬독꼬독하니 맛있고 국물과 차박차박 같이 먹으니 정말 국물이 끝내주는 맛이다. 후르륵 쩝쩝 먹고 있으니 옆에 앉아있던 그녀가 밥 한 공기를 시킨다. 아마도 밥은 많다 싶어 안 시켰는데 비빔면을 먹고 나니 맛있게 베일 남겨진 양념을 그냥 둘 수 없어 밥을 시킨 모양이다. 밥을 썩썩 비벼서 한술 뜨시는데 끙… 다음에는 저거 먹어야지. 그리고 나도 밥 비벼 먹어야지. 맛있어 보인다. 국물을 후르륵 마시며 옆을 탐하다니.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적당히 채워진 내 배인데 내 머리는 탐욕스럽게도 다음 스텝을 기약한다.
후르륵-! 후르륵-! 호로록-! 호로록-!
이젠 정확히 탄탄면의 맛을 기억하겠다. 이제부터 이곳 탄탄면이 기준점이다.
꽤나 높은 기준점을 찍어 당분간 높은 점수를 줄만한 곳을 찾긴 힘들 것 같다.
알고 보니 탄탄멘 맛집일세!
https://maps.app.goo.gl/1xkKkCn1D8Df7AF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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