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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다리면 싫지만 그래도 갈래?!

[삿포로] 토리톤스시 회전초밥 - 내 입맛에 맞는 거 먼저 먹고 도전!

by 사이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 세 종류의 맥주를 스트레이트로 마시고 걸으니 갈지자 까진 아니지만 정신이 혼미하다.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는 빗줄기. 우산을 접어 지팡이 삼아 걷는다. 계획도시 삿포로의 반듯한 길을 걷다 보니 이전에 깃발 꽂아 놓은 토리톤 스시집을 지나친다. 맛집이라는 데 어마무시한 대기시간 후기를 보고 늘 마음 접어 놓은 곳. 관광객들도 많지 않은 비수기 밥때가 아닌 애매한 시간대에 우연히 지나가니 한번 들려본다. 당연히 대기가 있겠지만 많지 않다면 시도해 볼까 싶어 들어섰다. 역시나 대기 손님은 있다. 그렇게 많지 않게. 술은 취했고 배도 딱히 고프지 않지만 밥 배는 따로 있을 테니 먹고 가기로 했다.


20분 남짓 기다리다 착석. 종이 코팅 메뉴판을 사용하는 어제의 ‘네무로 하나마루’ 보다 훨씬 시스템적이다. 주문 태블릿은 한국어도 선택 가능하고 스시 이미지까지 있어 메뉴를 선택하기 훨씬 쉽다. 게다가 밥 양과 와사비 유무도 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어제 지나친 굶주림으로 가려졌던 내 입맛을 되살려 오늘은 내가 먹던 거,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시켜본다. 참치 3종, 장어, 연어, 그리고 조금 전에 먹었던 삿포로 맥주의 취기를 씻어줄 뿐 아니라 추적추적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제격인 장국까지 시켰다.


회전초밥 가게지만 스시은 빙글빙글 돌지 않고 주문과 동시에 만들어져 레일 위로 손에서 손으로 전달된다. 이윽고 받아 든 내가 주문한 스시들. 한입 먹으니 ‘아! 밥 알이 살아있네!’ 감탄의 감탄! 적당히 쥐어진 샤리(밥알)는 사이사이 틈이 있어 꾹꾹 짓눌러진 떡 같은 밥알이 아니다. 이곳 샤리는 가볍게 이 사이를 가른다. 게다가 밥양을 선택할 수 있어 적은 양의 밥을 선택한 나는 밥 보단 네타(밥알 위에 올리는 재료)를 좀 더 즐기기 수 있다. ‘어라 어제도 먹었지만 오늘이 훨씬 더 맛있네! 다른 것도 먹어보자!’ 익숙한 아보카도 연어롤과 단새우를 주문해 본다. ‘음~ 이것도 역시나 맛있다. 어제 단새우보다 더 신선하고 달다!’ 이번에는 어제 고소했던 생관자처럼 어쩌다 얻어걸릴지 모를 새로운 맛있는 맛을 찾아 난생처음 ‘우니’를 선택해 본다. ‘아~ 크림처럼 부드럽다는 말이 이런 맛이구나!’ 빵빠라 방~! 새로운 맛 발견! 우니는 샤르르 입에서 녹는다. 어제 스시와 비교해도 훨씬 맛있고 오마카세를 잘 모르는 '나'지만 오타루 미스터 초밥왕 마사즈시 본점에서 먹었던 스시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장시간의 대기는 이곳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나야 비수기, 비가 내리는 애매한 시간에 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들러 사츠도라 드럭스토어 가는 길에 놓여있어 20분도 채 기다리지 않았지만 성수기 밥 시간대에 간다면 구글 리뷰 마냥 1~2시간의 대기는 족히 걸릴 것 같다. 그렇다고 '네무로 하나마루' 처럼 주변에서 시간을 보낼 곳이 딱히 없다. 코앞에 시츠도라가 있어 쇼핑할 수 있지만 쇼핑을 좋아하지 않다면 쉽지 않은 대기다. 날씨까지 쥐약이면 글쎄다. 구경하면서 나다닐 곳도 없으니 말이다. 10분 거리에 삿포로 맥주박물관이 있지만 이곳도 성수기에는 대기 발생이다. 쓰고 보니 다시 드는 생각. 먹고 마시며 쉬는 여행이라면 단연코 비수기네!


토리톤스시 코우세이점을 이용한다면

* 늘 대기가 길다. 번호표 20번대로 넘어간다면 번호표 뽑고 10분 거리에 있는 삿포로 맥주 박물관에서

맥주를 즐기거나 길 건너 샤츠도라 약국에서 쇼핑하길 권한다.

* 대기 신청 후 생성되는 QR로 손쉽게 대기현황 확인이 가능하고 지나간 대기번호는 1시간까지 유효하다.

* 대기까지 해가며 먹어야 돼?! 하겠지만 이곳 스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싶은 곳이다.

* 접근 편의성은 삿포로역에 있는 '네무로 하나마루 스텔라플레이스텐'이 좋지만 스시만 놓고 보면

토리톤스시 코우세이점이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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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맥주 박물관을 나와 사츠도라로 가는 길에 들른 회전초밥 (左) / 주문이 쉬웠던 한글 메뉴 (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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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 3종과 연어는 늘 옳다, 추적한 날씨 따뜻한 장국 (左) / 와우~! 맛있어! 추가 주문한 우니와 단새우, 아보카도 연어롤 (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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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셋! 한국에선 흔치 않아 기념사진 찰칵! 이웃집 아이일수도 (左) / 걷다보니 보인 옛 건물 (右)



삿포로역 '네무로 하나마루' 보다 맛있었던 '토리톤스시'

https://maps.app.goo.gl/eRZvHoBnMQ7qeoMY7


'토리톤스시' 대기가 길다면 길 건너 쇼핑하기 좋은 '사츠도라'

https://maps.app.goo.gl/Uc2zVG1kSQuFCzQ9A


대기가 정말 길다면 도보 10분 거리 삿포로 맥주 시음하고 와도 좋은 코스

https://maps.app.goo.gl/ggPKtGSNViDpU5F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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