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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쉐비 Oct 15. 2023

협회 선거에 거는 기대

제도개선에 헌신할 신망받는 인사들의 등장을 기대함

   때  아닌 선거운동 메시지가 카톡으로, 문자로 쇄도한다. 무슨 내용인가 하고 가만히 살펴보니 주택관리사협회 임원선거가 임박한 모양이다. 누구는 경기도 회장이 되겠다고 하고, 누구는 협회 감사, 혹은 이사가 되겠다며 무시로 포부를 전해온다. 협회장 선거는 그다음에 진행될 순서라고 한다. 주택관리사협회는 무릇 2 명에 가까운 회원으로 구성된 이익단체로 성장하였다. 여타 다른 단체들이 그러하듯 회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쳐 시의원이나 도의원, 혹은 국회의원 등 정계로 진출하는 예도 적지 않다.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번 같은 선거가 절호의 기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출마자들은 하나같이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는데 나는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관심을 두지 않아그저 먼 산 보듯, 남의 일인 듯 지켜만 보고 있다. 일찌감치 나의 나이를 의식하고 있던 터다. 늦깎이이기도 한 데다 이제 그런 일일랑 내가 끼어들 곳이 아니라고 판단한 때문이다.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전에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고, 만나본 적도 없는 죄다 낯선 인물들이다. 그렇더라도 저마다 업계에서 일한 경력과 포부를 내세우며 열심히 뛰는 모습은 높이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


   사실 주택관리사로 새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 때 나는 막연하게나마 이들과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정년퇴직 후 딱 2년째 되던 해였다. 그때는 협회 조직이 어떻고 구체적으로 무슨 자리와 직이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다만, 회원들과 협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초보인지라 한동안 잊고 살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무슨 일을 하려거든 어느 정도의 실무경력과 인맥 등 관록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지난달, 지부 점심모임 때 누군가가 그 자리에 예고도 없이 찾아와서 생뚱맞게 인사를 하고 갔다.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이었다. 그는 자신이 이곳의 전임 지부장을 역임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였다. 이번 협회 도(道)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며 좌중을 향해 꾸벅 절을 하였다. 그리고 명함을 한 장씩 돌리고서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다른 데 또 빨리 들려야 할 곳이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점심시간을 활용해 여기저기 모임이 있는 자리를 찾아다니는 것 같았다. 현업에 종사하면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니 마음은 급하고 애로가 많아 보였다.


   일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휴대폰에 들어오는 지지 호소문을 대략 살펴보았다. 업계와 협회가 안고 있는 주요 현안이 중첩되며 그 요지가 눈앞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중에는 내가 미처 모르고 있던 문제들었다. 후보자 간의 쟁점으로 떠오른 공약은 비교를 통하여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내가 일찍이 과태료 지뢰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던 주택관리업무에 대한 지자체 감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이 누구에게나 1순위로 올라 있었다. 판단기준이 복잡하고 모호하여 오류와 시비가 잦은 장기수선제도도 주요 순위로 랭크되었다. 열악한 주택관리사 처우문제를 개선하겠다는 공약도 제법 눈길을 끌었다. 선거결과 누가 뽑히더라도 이러한 현안문제 개선 앞장서서 열심히 뛰어주기를 바란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공동주택 관리방식의 대세인 위탁관리 제도가 제대로 정착되도록 길을 찾는 데에도 함께 기여해 주기를 바란다. 주택관리사의 위상과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주체의 권한과 책임이 일원화되지 않은 채 어정쩡하게 운영되고 있음은 오래전부터 지적되고 있는 문제다. 실제 권한은 입주자대표회의가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고, 위탁관리업체는 책임만 짊어질 뿐 도대체 권한은 없는 기형적이고 불합리한 구조다. 이러한 운영방식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지 오래다. 관리업체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택관리사들의 입지가 항상 불안정한 것도 모두가 잘못 설계된 관리방법과 제도에 기인한 것이라 확신한다.


   협회 자체만의 문제 말고도 이처럼 산적한 문제는 많다. 앞으로 주택관리사협회가 우선 내부결속을 다지는 한편,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에 있어서도 불쏘시개 역할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 하겠. 회원들로부터 신망받고 능력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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