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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덴부와 셜리 Nov 26. 2023

듣고 싶었던 말, "턱선이 보인다"

마음의 근육을 강하게 하려면 먼저 몸의 근육이 있어야 된다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 시대에 놓치지 않게 변화하고,
 날로 규모가 커지는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요소를 가미하는데 신경을 쏟고 있죠.
- 길다스 로엑/메종 키츠네 창립자
(magazine B에서 인용)



당신이 무언가를 집중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열심히 배운다는 것은 무엇인가?


예전에 대학 때 친구가 권투를 배운다고 했다. 그런데 3개월 동안 벽만 보고 줄넘기를 해서 지루해서 그만둔다고 했다.


내 나이에는 대부분 골프를 친다.  

골프는,

내가 4명 이상, 4시간 이상 같이 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별 흥미를 못 느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무언가를 집중한다는 것은 강한 동기의식과 목표설정에 기인한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로 집중하기도 한다. 무얼까?


바로 "재미"이다.


내가 각종 운동을 하다가 그만둔 건 재미가 없어서이다.


그래서 요새는,

기본기를 익히게 하려고 오랫동안 폼연습을 하는 과거의 훈련방식과 다르게 한다.

그냥 빠르게 익혀서 재미를 붙인 다음, 계속 훈련에 동참하게 한다.

이곳 권투장 그렇다.


그런데 잠깐, 여기는 아무런 시간표도 없고, 가르치는 강사도 없다.


왜 여기는 시간을 확실히 고지시키고,
훈련계획이 시간표에 없어요?
- 나의 도플갱어 엄마(2부 참조)


권투장 단톡방에 아니나 다를까,

강남 엄마의 사고방식대로 '왜 스케줄 고지가 없냐'라는 약간의 항의성 문자가 있었다.


관장님 대답은 쿨했다.

"마음에 안 들면 환불시켜드릴게요. "


시작은 줄넘기부터


이곳은 아무 시간이나 혼자 '문 따고' 들어오면 된다.

혼자 운동하면 된다.

특별한 스케줄이 없어 아무 때나 오면 된다.


난 이게 너무 마음에 든다. 그냥 편하게 하면 된다.

혼자 줄넘기를 하고 있으면 된다.


그럼 누가 쓱 와서 알려준다.


줄넘기는 너무 발을 높이 뛰지 말고, 낮게 발을 떠서 오랫동안 해보세요


줄넘기로 시작한다.

첫날은 줄넘기만 했다.


어? 10개만 돌리면 발에 줄이 턱 턱 거리는 데, 이제는 200개 정도는 빠르게 줄넘기를 한다. 나도 모르게 된다.

헬스처럼 대단한 근육을 만들지 않겠지만,

200개를 해도 숨이 차지 않는다.


줄넘기가 정말 대단한 운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줄넘기만 했는 데, 다음 날 나랑 같이 일하는 친구가 말했다.


우환 있어요? 얼굴이 갸름해지고 턱선이 보여요..


아.. 뿌듯하다. 턱선이 살아 보이다니.


줄넘기를 하면서 호흡도 안정되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여러분에게도 하루 한번 줄넘기를 100개만 해보길 권하고 싶다.


단백질 먹고, 무거운 아령을 들지 않는 간단한 줄넘기를 한다.

하지만,

내 다리 근육과 심장 근육이 조금씩 강해지는 것 같았다.

내 마음도 그렇다.


손가락에 힘이 있어야 돈을 꽉 쥐고, 안 뺏기지
- 경락 할아버지


예전에 경락 마사지하던 할아버지에게 들은 말이 있다.

내 평생 귀인이자 은인이라면 경락 마사지 해주시던 광주의 할아버지이다.


내 몸을 만지면서 말씀하셨다.

"근육을 보니 최근에 돈을 좀 잃었겠어."라고 하셨다.

어억? 어떻게 아셨지?

"손가락에 힘이 있어야 돈을 꽉 쥐고 안 나가지."

몸이 운과도 관계가 있나?

"이제 혈이 뚫려가니, 몸도 좋아지고 운도 좋아질 거여. 나를 만난 날부터."

그 후로, 난 만성두통과 비염이 사라졌다. 그것만으로도 운이 좋아진 걸까.


경영자가 되기 위해, 나와 체급이 비슷하면 맨주먹으로 때려눕힐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에서 인용)


정확한 문장은 아니겠지만, 고등학교 때 읽었던 이 책에서 이런 내용의 글이 있었다.

경영을 하려면 깡다구도 있고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체력은 필수.


그런데 이것은 중요하다.

몸에 근육이 없으면 쉽게 지치고, 지구력이 없어 중도에 포기한다.

그래서 어떤 문제와 난관에 봉착하면 악착같이 매달리지 못하고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그러면 뺏기게 되고 잃게 된다.

이건 배려와 베품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리고 몸의 근육이 없으니 피곤하고 늘 짜증 나 있다.

즉, 마음이 짜증 나 있다.

몸이 마음과 영혼을 묶어 주어야 하는 데. 몸에 근육이 없으니 마음이 부웅 뜨게 된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하면서 줄넘기를 했다.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홀연히...

관장님이 나타났다.


자.. 이제 폼을 가르쳐 드릴게요.


이단 잽, 원투 카운트 펀치요.


그렇다. 펀치를 배운다. 이제.


나와 나의 도플갱어가 유리 앞에서 자세를 낮추며 펀치를 배우기 시작했다.

나의 도플갱어도 열심히 다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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