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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브랜딩'하는 세 가지 조건

박요철의 브랜딩 분투기 #02.

나는 이 월요일의 서점 투어를 '북헌팅'이라고 불렀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 작은 실천 하나가 하루를 바꾸고, 직업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게 될진 몰랐다. 나는 이 작은 경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나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노하우이자 원칙으로 자리잡아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나는 내게 힘을 주는 좋은 경험의 단서를 잡을 수 있었다. 그 때는 자기계발에 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때였다.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하고 싶었고, 더 높은 연봉을 받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해당 분야의 책을 섭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독서의 경험은 나도 미처 몰랐던 나의 다른 욕구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나눔'의 기쁨이었다. 월요일의 독서로 얻은 작은 깨달음을 매일 직원들과 나누는 것이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그 내용을 조금 더 길게 썼을 뿐인 리뷰나 후기 등은 내게 '적립금'이라는 물질적 보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주변 사람들이 나를 '글을 잘 쓰는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데 있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나를 조용하고 소심한 사이트 기획자가 아닌 센스 있고 인사이트 넘치는 독서가이자 라이터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책을 쓰고 이직을 하게 된 건 그저 그 결과였을 뿐이었다. 나는 나의 일상에 힘을 주는 힘, 즉 Driving Force를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나는 내가 읽고 쓴 책과 글의 유익을 나누는 기쁨을 통해 나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치 있다는 것은 쓸모다. 가치 있다는 것은 타인의 필요와 욕구를 채워줄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적어도 그 때까지는 회사에서의 내 쓸모는 제로에 가까웠다. 하지만 월요일의 북헌팅이 시작되면서 나의 보이지 않는 몸값은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나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찾기 시작했다. 조카에게 책 선물을 할 때며 내게 추천을 의뢰했다. 자연스럽게 사내에 독서 모임이 만들어졌다. 메이저 출판사에서 이직해온 편집장은 내게 '너의 첫 책 세 권은 나와 함께 쓰자'는 제안을 받았다. 의기소침하고 풀죽은 내 회사 생활에 한줄기 빛이 스며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비로 내가 쓸모 있는,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세 번째, 나는 무언가를 지속하고 축적할 때 오는 놀라운 결과들을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월요일에 서너 권의 책을 정독하고, 그 책의 내용들을 매일 매일 한 구절 씩 나누는 것만으로도 내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리뷰가 하나 둘 쌓이고 해를 넘기자 파워 블로거가 되어 있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집필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서른 중반의 나이에 전혀 새로운 직업과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비록 그 선택은 이후 엄청난 고난과 고뇌의 경험으로 이어졌지만 후회는 없다. 만일 내가 그 때 월요일의 고통을 당연하게 생각했다면, 서점이 아닌 여흥을 즐겼다면, 혼자 읽고 말았다면, 굳이 힘들여 서평을 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 모습은 절대로 없었을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나의 가치를 확인하는 오늘의 이런 삶을 절대 살지 못했을 것이다.


부디 일상에 균열을 내라. 당연한 것들에 의심을 품어라. 월요일은 당연히 고통스러운 것이라 예단하지 말자. 내가 기쁘고 행복한 삶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보라. 그리고 그 시도를 지속해보라. 나를 브랜딩한다는 바로 이런 과정을 필요로 한다. 나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인식도 바꾸지 못하면서 어떻게 나의 능력과 재능을 돈으로 환산받을 수 있을까? 나를 브랜딩한다는 것은 나의 몸값을 높인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그러러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잘할 수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나를 아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가는 것이 바로 '나를 브랜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다. 최고의 스펙, 최고의 대학, 최고의 직장이 나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없을 우리는 이제 알게 되었다. 차별화된 나의 장점을 어필하지 않으면 나이 마흔을 넘기면서부터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만 한다. 회사가 주는 월급이 아닌, 명함이 주는 아우라가 아닌, 나 자신을 팔아야 하는 시점이 반드시  도래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를 어떻게 브랜딩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몸값을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나의 이름을 찾게 만들 수 있을까? 그게 궁금하다면 월요일을 바꾼 나의 경험에 주목해 보라. 내게 힘을 주는 일, 타인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 그리고 지속가능한 일을 찾아보라. 그건 다른 누군가가 대신 찾아줄 수 없다. 오직 당신만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을 '차별화'하고, 당신의 이름을 브랜드로 만들어줄 것이다.



* 다음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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