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기 위해서 세 번 도전했었다. 두 번 떨어졌고, 세 번째에 성공했다.
필명을 쓰고 싶었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나는 2010년에 개명을 했다. '민화'는 내 개명 전 이름이다.
동생도 같이 개명을 했다. 동생 개명 전 이름의 끝자가 '신'이었다. 동생 친구들이 동생을 부르던 애칭이기도 했다. 신이.
이제는 법적으로는 사용될 일 없는 이름.
2010년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민화'였던 나를 알던 사람들에게 종종 불리는 이름.
'민화'였을 땐 그 이름이 예쁜 줄 몰랐는데 이제 내 이름이 아니게 되고 나니 어쩜 그리 예쁜 이름일까.
그래서 내 필명이 되었다.
성을 내 동생 이름 끝자로 했다. 역시나 다시 불리지 않는 이름.
'민화'의 어린 시절 언제나 함께였던, 제일 친한 친구이자 인생 전우였던 동생의 이름.
앞으로 계속 잊힐 이름을 나는 기리고 싶었다.
그건 둘이 똘똘 뭉쳐 버텼던 유년시절을 기리고 싶었던 것이었다. 한편으로는 재미있고 가벼운 마음이었다. 쓰다가 또 좋은 아이디어 떠오르면 바꿔볼까.... 하는.
동생이 세상을 떠나고 몇 달 만에 가슴에 쌓인 말들을 털어내려고 브런치에 로그인했다.
내 브런치 작가 이름이 '신민화'인 걸 '알았다'.
필명 참 잘 지었네.
다시는 필명 바꿀 일 없겠네.
한 사람이 세상에 살았다는 흔적이 사라지는 일이 얼마나 쉬운지 모른다. 그 이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더 불릴 일이 없어질 거다.
내 기억 속에는 평생 새겨질 이름이 한 군데 더 이곳에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