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시작된 나의 기분 좋은 아침.

-주고 싶은 마음 그대로 전달받기.

by 코알라

사장님 : "도넛 좋아하시나 봐요."


나 : "아. 네..."


사장님 : "아 그럼 저기... 이거 좋아하실진 모르겠지만, 어제 제품이긴 한데 맛있어요. 드릴 테니 이것도 같이 간식으로 드셔 보세요. 제가 좋아하는 도넛이에요."


나 : "저 이거 먹어봤어요. 맛있던대요? 감사합니다. 잘 먹을 게요."


사장님 : "드셔 보셨어요? 네네 맛나게 드세요."


아침 산책 후 동네 유일한 대기업 '파리바게트'에 들러 오후 간식으로 먹을 꽈배기 하나, 찹쌀 팥 도넛 하나를 사러 갔다가 '덤'을 얻었다.


한적한 시골 동네 같던 우리 동네에 처음으로 생겼던 대형 프랜차이즈이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프랜차이즈가 바로 이 '파리바게트'이다. 누군가에게는 흔하디 흔한 곳일지 모르지만 대학생 시절 '그래서 도대체 너네 동네가 정확히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 근처에 알아볼 수 있는 큰 가게도 없냐'라고 물어대는 학교 선배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었던 나의 자부심이 되어주던 '큰 가게'였다.

파리바게트가 생긴 이곳은 원래 동네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빵집이 있던 자리였는데 빵순이인 엄마는 이 집 밤식빵엔 밤이 한가득 들어있다며 자주 사러 갔었고, 사장 할아버지도 우리를 알아보시곤 늘 먼저 인사해 주셨다.

사장 할아버지는 엄마 따라온 어린 나의 시선에 맞춰 허리를 숙인 뒤, 내 작은 두 손에 가득 차는 크기의 팥빵이나 땅콩크림빵, 동물 얼굴 모양의 젤리를 선물이라며 주시곤 하셨다. 그때마다 엄마는 값을 치르려고 하거나 받을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빵을 공짜로 받은 나보다 주려고 하던 사장 할아버지의 표정이 더 즐거워 보였던 그 한순간이 또렷이 기억으로 남아 있다.


프랜차이즈가 대부분인 지금은 '기업윤리'에 따라 매뉴얼대로 '치러진 값만큼의 제품(정량)'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미 그런 시스템에 적응되어 살아가던 나는 간혹 ''으로 무언갈 주려고 하면 '왜 나한테 더 주는 거지? 이 제품에 하자라도 있는 건가?' 라며 의심부터 하게 되었다.


평소의 나는 '손해'보거나 '제외'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누군가에게는 '공정'하지 않다 여겨지고 '차별'이라 생각될 수 있는 '서비스 제공'이라면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이런 나의 의심들은 일상에서 당연히 해 볼 수 있는 의심이라 여겼다.


그러다 오늘, 주신 것은 너무나 감사하나 '덤'으로 얻게 된 많은 양의 이 도넛을 단순한 호의(好意)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혹시 다른 부정적 이유들이 있진 않는지 습관적 의심에 가까운 생각들이 머릿속에 들어오려는 찰나 빵집 사장 할아버지의 그 표정이 불현듯 떠올랐다.


'나는 도대체 매사에 얼마나 많은 잡생각과 의심을 하고 살고 있는 거지? 건강해지기로 했잖아. 그러려면 먼저 생각과 의심 줄이고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해야 되지 않을까?'


맞다. 또 잠시 잊고 있었는데 지나친 생각은 마음의 병과 오해만 키울 뿐이다.

오늘은 '정 많은 사장님이 주신 선물'로 시작된 상쾌한 아침이라는 사실만 내 머릿속에 남겨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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