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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네고 Nov 15. 2019

독학의 요령 - 영어 말하기

외국어를 배움에 있어서 독학이 꼭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첫 번째로, 외국인 대화상대가 없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원어민 친구가 있거나 이미 현지에 거주하고 있다면 보다 쉽게 언어를 익힐 수 있겠지만 만약 그런 여건이 못 된다면? 또는 학원을 다니거나 1대1 강습을 받고 있긴 하지만 대화의 기회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느낄 경우 별도의 학습이 필요할 것이다. 설령 대화의 기회가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별도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성인이 되어 외국어 학습을 시작한 경우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어릴 때 2개 국어를 배운 사람은 모국어와 외국어를 할 때 뇌 속의 같은 언어 영역을 사용하는 반면, 나이가 들어 학습을 시작하는 사람은 별도의 영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모국어를 기반으로 해서 문장을 해석 하고 이해하는 반복적인 노력을 통해 언어를 습득게 된다. 청소년기가 지나서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거나 또는 언어에 소질이 부족한 학습자의 경우는 후천적인 학습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말하기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성인 학습자의 경우 외국어를 말할 때는 다음과 같은 작용이 일어난다.


   하고자 하는 말을 모국어로 머릿속에 떠 올린다.    


   문장을 영어로 바꾸어서 입으로 내뱉는다    


한편 우리는 왜 그토록 원어민에 의존하는 것일까? 도대체 그들이 하는 결정적인 역할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보자.


  대화에 있어서 반응의 필요성, 즉 말할 내용(소스)을 제공한다.    


   역으로 원어민이 하는 말을 들으며 자신이 사용하는 표현이나 어휘를 교정하고 간접적으로 배우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학원 수업 또는 1대1 강습 등) 원어민으로부터 직접 틀린 부분을 교정 받거나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    


결론은 그들이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조건과 기회를 얻을 수만 있다면 어쩌면 원어민 없이도 혼자서 말하기를 연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일찌기 그런 생각을 했고 방법을 연구하고 실천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직접 시도하고 성공했던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연습 방법>

  

   회화 교재를 준비한다. 가급적 한 페이지는 영어 다이얼로그 그리고 다른 페이지는 그에 대한 우리말 해석이 있는 교재를 권한다.  


   영어 본문을 가리고 우리말 해석만을 본다  


   각각의 우리말로 된 문장을 눈으로 보면서 영어로 말을 만들어 소리 내어 말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3초 법칙이다. 마음 속으로 시간을 재면서 무조건 3초 안에 말을 만들어 본다. 절대 사전을 보지 말 것.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대화 내용을 실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실제 상황에선 사전이 없거나 있더라도 찾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문법적으로 전혀 맞지 않아도 좋고 적당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거나 몰라도 좋다. 어떻게든 의미를 전달해 본다. 아무도 뭐라고 하거나 평가할 사람이 없으니 자신이 아는 단어와 표현 만으로 말을 만드는 것이다. 문법이나 이론 따위는 잊어 버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의미를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다이얼로그 하나(보통 한 페이지)를 위의 방법으로 연습하는 데에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는다. 그 다음 바로 영어 본문을 보면서 자신이 만들었던 문장과 얼마나 다른지 비교해 본다.  


  영어 본문을 몇 번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으며 표현과 어휘를 익힌다. 단, 이 단계에서 시간을 너무 소비하지 않도록 한다. 어떤 내용을 말로 표현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므로 이 말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간단하게 인식하고 표현을 익히는 차원에서 몇 번 되뇌어 본 후 다음 연습으로 넘어간다. 가장 좋은 것은 모범답안을 한 문장씩 서너 번 정도 소리 내어 읽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 연습의 포인트는 표현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순발력을 키우는 것에 있다. 외국어에 관한 한 아무리 공부를 많이 했다 하더라도 실제 상황에 부딪히면 당황해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십분의 일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력의 100 퍼센트, 나아가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 임기응변의 순발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물론 학습은 모범답안을 보며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학습이 아니라 순발력의 향상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표현을 익히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격이 된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면;


만약 주어진 문장의 우리말 해석이, “당분간 이 일을 비밀로 해 두고 싶어, 너와 나만 아는 사실로 하자, 알았지?”이고 영어 원문이, "I wanna keep it under wraps for a while, it’s just between you and me, right?”라고 가정했을 때, 우리말 해석을 보면서 영어로 말을 만들려고 하는데 ‘keep something under wraps(~을 비밀로 하다)’라는 표현을 모른다고 하자. ~을 비밀로 하다라는 뜻을 가진 표현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고 단지 이 문장에서는 그 중 하나의 표현을 선택적으로 사용했을 뿐이다. keep it under wraps 대신에 keep it to myself 또는 keep quiet about it 등을 쓸 수도 있고 이도 저도 생각이 안 나거나 모를 때는 그냥 "I want it a secret”이라고 하거나 아니면 그냥 “It’s secret”이라고 해도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다. 


좀 더 머리를 굴려 보자면, “Don’t tell anybody,” “Nobody should know this,” “I’m telling this only to you” 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와 같이 어떤 뜻을 전달하는 방법은 조금만 재치를 발휘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형편 없는 문장이라도 좋으니 자기가 아는 표현과 어휘 만으로 주어진 시간 내에 상대방에게 뜻을 전달하는 것으로써 바른 문장이나 표현은 얼마든지 답안을 보며 익혀도 된다.


이 연습방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

  

   말할 내용(소스)과 다양한 상황들이 주어진다 


   모범답안(영어 본문)를 통해 좋은 표현을 배우고 자신의 문제점을 교정할 수 있다


    지속적인 순발력 훈련을 통해 실제상황에서 자기가 가진 실력 또는 그 이상을 발휘할 수 있다


위에 소개한 연습을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중요한 사항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실제 상황이라고 상상할 것(사전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다)  


    3초 안에 우리 말의 의미를 어떻게든 전달할 것  


    스스로 말을 만들 때 문법이나 정확한 표현 등에 절대 집착하지 말 것  


다시 한 번, 학습이 아닌 순발력(임기응변) 훈련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다음 글에서는 듣기 연습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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