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Dec 13. 2021

해물 덮밥

동화 같은 감성의 레스토랑 이야기

한국인의 식탁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메뉴 중에 하나가 바로 덮밥이다. 반찬이 많지가 않아도 여러 가지 식재료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다는 장점에서는 비빔밥과 비슷하지만 온전히 비벼져야 맛을 느낄 수 있는 비빔밥과 달리 일부 식재료만 있어도 적당한 맛을 낼 수 있는 덮밥은 다른 매력이 있다. 쉽게 만들 수가 있어서 주로 가정간편식(HMR)으로도 많이 등장한다. 

논산 탑정호의 한편에 자리한 이 레스토랑은 매우 친절하신 여성 사장님이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림을 매우 좋아하시는 분이었는데 이날 그린 그림을 보여드렸더니 색감이 너무 이쁘다는 말로 평가를 해주셨다.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보통 주인장들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분위기는 보통 여성분이 사장일 경우가 많다. 남성이 사장일 경우는 자신의 취미를 반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은 딱딱한 분위기를 느끼게 된다. 

이 레스토랑의 콘셉트는 꽃이다. 곳곳에 꽃이 세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상은 관찰하고 자신은 성찰한다는 말이 있다. 관찰한 세상과 성찰한 자신과 연결하다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들을 연관 지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추워져서 야외에서 식사나 차를 마시는 것이 어렵지만 이곳에 놓여 있는 배 위에서 차를 한 잔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에 관심이 많았다. 사진기를 들고 온 것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말하면서 논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이 레스토랑의 호박죽은 껍질까지 같이 넣어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은 진득한 느낌이 느껴지는 호박죽이 식욕을 돋우거나 술로 자극된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먹는 전채 음식. 전채 음식은 메인 요리를 먹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적당해 보였다. 

해물덮밥이 나왔다. 가격이 15,000원으로 가격대가 있는 편이었지만 속에 들어간 재료를 보니 식재료를 아끼지 않는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해물덮밥 중에 내용물이 가장 충실한 그런 맛이랄까. 마중물의 소스가 건강의 균형점을 잘 맞춘 느낌이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쌈장이 들어간 쌈밥을 먹어보라고 해서 가져다준다. 먹기에도 간편하지만 짭조름하면서도 입안을 깔끔하게 해주는 맛이다. 

조화인가 생화인가 확인해보려고 들어 보니 생화였다. 

식사를 하고 나니 2층을 소개해주겠다고 해서 같이 올라와보았다. 이곳에서는 차를 주로 마실 수 있다고 하는데 마치 이쁘게 인테리어가 된 집에서 마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담요를 하나 가지고 나와서 탑정호를 내려다보면서 따스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고 있어도 괜찮아 보인다. 흔들거리는 의자에서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달이 반달이다. 달을 보면 자연스럽게 달력이 연상되기도 한다. 중세의 달력은 축제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지만 생산성 경쟁에서 뒤처져 빈곤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죄인이라는 낙인을 찍기도 했었다. 쉼과 일의 균형점을 잘 찾아야 할 때다. 

이전 20화 곰탕의 맛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