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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준 음식

로봇은 서빙하고 나는 보리밥을 먹었다. 

by 나는 누군가 Dec 31. 2021

이 글이 2021년이 쓰는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1년 동안 정말 많은 변화를 보았고 많은 곳도 다녔고 이야기를 담기도 했다. 마지막 글을 무엇으로 할까 생각하다가 변화를 선택해보기로 했다. 지난 2년 동안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보다 비대면이 더 편리하게 세상이 변하였다. 그 와중에 구석구석에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 플랫폼 경제가 급속도로 확산이 되어가고 있다. 사람은 먹고살아야 하는 존재인데 먹는 방법에 확연한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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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 자리한 보리밥집인데 보리밥집이 이렇게 넓고 깔끔한 곳은 거의 보지 못했다. 동선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다른 착한 가격의 보리밥보다 가격대가 있지만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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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나는 장식도 보인다. 산타클로스가 하늘을 날고 있는 풍경 속에 바닥에 있는 자석을 따라 계속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두 사람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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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있지만 무언가 마실 것을 확실하게 준비를 해주고 있다. 커피를 비롯하여 호박식혜와 매실, 수정과, 보리로 만들어진 누룽지도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한 번에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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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비빔밥집에 가면 나물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곳에는 얼마든지 리필할 수 있게 해 주고 옆에는 보리강정도 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보리강정을 주면 참 좋아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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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주문을 하고 조금 기다리면서 보리 누룽지를 먹어보았다. 따뜻함 속에 적당하게 씹히는 질감이 좋았다. 몇 그릇이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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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서빙은 모두 음식 서빙 로봇이 대신하고 있었다. 여러 대의 로봇은 끊임없이 오가면서 음식을 배달하는데 배달하고 나서도 멘트도 잊지 않았다. 동선도 부딪치지 않고 센서가 있어서 손님이 있으면 먼저 지나가라고 하기까지 한다. 이 로봇을 보는 순간 터미네이터에서 등장한 T1 초기형 전투로봇이 연상되었다. 그 모델이 더 복잡하게 설계가 되어 있었지만 그 형태와 프레임은 매우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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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규모의 경제가 되지 않아 비싼 가격으로 일반화되지 않았었다. 지금은 구매할 경우 1,000만 원대 초반에 구입할 수 있으며 렌털로는 매월 40~50만 원에 이용할 수 있었다. 충분히 가격경쟁력이 충분해졌다. 앞으로 더 진화된 로봇이 나오고 가격대도 조만간 500~700만 원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1~2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제외하고 많은 곳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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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다 둔 음식을 세팅했다. 음식에서도 질을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괜찮은 맛이다. 보통 보리비빔밥은 가격대가 저렴한 것을 내세워 밑반찬이 거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마치 한정식과 비슷한 느낌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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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염도가 유지되는 된장국도 맛이 좋다. 음식을 먹으면서 근미래를 생각해보았다. 생각보다 빠르게 구직시장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격경쟁력이 너무 좋다. 사람을 썼을 경우 임금의 문제도 있지만 개개인의 사정에 의해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할 때도 많다. 그런 이슈가 없이 노동력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외면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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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대부분의 단순 노동은 로봇이 하게 될 시대가 될 듯하다. 메뉴 주문도 사람 없이 되고 결제도 더 편하게 된다. 카카오페이 같은 경우 앱 결제시장을 넘어서 오프라인상에서 비대면 결제시장을 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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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기에 앞서 나온 숨두부는 입맛을 돌게 하기 위해 나오는 음식이라고 한다. 깔끔한 맛이다. 이 숨두부 한 수저에 한 수저의 된장국이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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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서비스는 업그레이드되고 지금 할 수 있는 역할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 플랫폼 위에 배달원이 뛰지만 그 분야도 머지않았다. 빠른 판단이나 생각해야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을 제외하고 몸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들의 대부분은 로봇이 소화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로봇이 준 음식인데도 불구하고 전혀 낯선 느낌이 아니었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2021년을 마치며 나는 누군가 브런치를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께도 새해에 복과 평안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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