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바다에서 접해볼 수 있는 먹거리
맛있는 해물탕을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대도시에서는 괜찮은 음식점을 찾는 것이 참 쉽지가 않다. 서울이나 인천, 울산, 부산 등에는 있는데 내륙에는 많지 않을뿐더러 1인이 먹을 수 있는 뚝배기집은 더 찾기가 어렵다. 그래서 바닷가에 자리한 도시를 가면 꼭 해물 뚝배기를 먹는 편이다. 가격도 착한 데다가 생물로 내놓는 곳이 많은 편이다. 냉동 해물과 생물로 끓이는 해물탕은 맛의 진득함이 차이가 난다.
한 뚝배기 하실래에~~ 라는 말이 어울리는 통영에 와서 다담은 해물뚝배기를 주문했다. 1인이 주문을 해도 양이 섭섭하지 않게 나온다. 그리고 계속 따뜻하게 온기를 유지할 수 있는 것도 좋다. 이 해물뚝배기에는 가리비를 비롯하여 대합, 굴, 전복, 꽃게, 홍합, 낙지, 갯가재 등 푸짐하게 들어가서 나온다.
음식을 잘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입이 까다로울 것과 많은 것을 먹어볼 것과 마지막으로 그 맛을 낼 수 있는 상상력을 가질 것이다. 보통은 하나쯤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빠져도 제대로 맛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우선 가리비를 먼저 꺼내서 먹기 시작한다.
겨울에 제철인 굴은 생물이다. 해물탕에 굴이 들어간 경우는 많지가 않다. 대도시에서는 해물탕이라고 하면 꽃게, 조개, 낙지, 홍합 등 정도가 들어가면 끝이다. 해물탕 속에서 잘 익은 굴도 맛이 괜찮다.
우선 낙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먹기 시작한다. 국물도 한 모금 마시기도 하고 낙지를 먹기도 하면서 주린 배를 채우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해물뚝배기를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곳은 제주도였다.
꽃게는 아쉽기는 하지만 급랭한 것이다. 모든 해물탕에 맛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 들어가야 할 식재료는 바로 꽃게다. 꽃게가 들어가지 않으면 해물탕의 진한 맛이 배어 나오지 않는다.
통영은 지금 굴이 한창이다. 통영의 굴은 남해의 굴이기에 서해에서 수확되는 굴보다는 크고 알이 실한 편이다. 주인에게 물어보니 이곳은 철마다 나오는 식재료로 음식을 하기 때문에 사계절 다른 해물뚝배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왜 한국사람들은 뚝배기에 음식을 담긴 것을 즐겨 먹을까. 뚝배기는 오지그릇으로 된 것도 있고, 질그릇으로 된 것도 있다. 뚝배기의 형태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그걸 찾아가는 이야기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