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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로, 나는 독거?

미래에 바뀌게 될 남녀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야기

어릴 때부터 남녀 간의 만남을 콘셉트로 하는 방송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그 당시에 출연하는 남녀들의 연령대는 알고는 있다.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커플매칭 프로그램에 나오는 연령대가 20대중후반이 주를 이루었다. 그 시기보다 조금 더 과거에는 30대 후반이 새로운 사랑을 한다는 유동근과 황신혜주연의 애인이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배경음악인 Carry on Ron의 I.O.U가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때는 30대 후반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는 것이 다소 어색했던 시기였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 결혼트렌드가 바뀐 것을 반영해서 등장한 드라마가 2012년에 나온 신사의 품격이었다. 사랑과 이별,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고 세상의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을 넘긴 남자 4명의 이야기였다. 시대가 이미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10여 년 동안 첫 번째 결혼을 하는 나이는 꾸준하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40대의 나이가 안 흔들리기는커녕 안정감을 느낄 수가 없는 나이가 된다는 것을 한국사회는 인식하기 시작했다.


나이에 걸맞은 전통적인 가치관은 모두 바뀌었다. 미운 우리 새끼 같은 프로그램에서 등장하는 돌싱들은 모두 50대를 훌쩍 넘는 나이이며 심지어 철도 들지 않았다. 미운 우리 새끼인지 오리새끼인지 모를 만큼 부모의 걱정을 한 몸에 받고 살아가는 그들의 초기 방송은 서민 코스프레라도 했었지만 그 이후에는 변질되어서 다른 출연자들을 잔뜩 등장시키면서 전혀 서민적이지도 않고 홀로 되었음이 그들의 문제가 더 컸음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나 설정들이 난무했다.


기수를 거듭하면서 나는 솔로에 출연하는 출연자들은 이제 나이들이 30대 중반이나 40대를 넘는 남녀가 등장하는 것이 흔해졌다. 일반인들로 이루어졌지만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비교적 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출연하면서 어떤 출연자들은 얼굴을 알리기 위해 일부러 출연을 하는 사례로 많아지고 있다. 과거의 가치관이 모두 바뀌어가고 있다. 결혼 적령기라는 말도 사라지고 있으며 아이는 비싼 옵션이 되어버린 한국에서 이미 아이는 사라져 버린 결혼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솔로라는 프로그램은 아마도 멀지 않은 시기에 나는 독거라는 프로그램 콘셉트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결혼이 목표가 아니라 홀로 살면서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지고 있다. 1인가구는 자유로운 이미지도 있지만 그 이면에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다. 고립, 독거사, 안전, 낮은 소득등은 1인가구에 따라다니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를 차지한다. 나는 솔로 같은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함께 살만한 사정이 안되지만 방송을 보면서 평가하고 자신의 입장에서 고민 아닌 고민도 하고 심지어는 유튜브에는 수많은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여성의 조건이 좋아지면 결혼이 쉬워질까. 조건이 안 좋아지면 남성도 선택하지 않지만 조건이 좋아진다고 해서 남성과 만남이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여성의 조건이 더 좋았지만 더 좋은 조건의 남성을 선택하려기 때문에 오히려 매칭이 안된다. 필자의 동생도 과거에 공무원 무기계약직과 잠시 만남의 기회가 있었는데 그 당시에 그 여성의 나이는 동생보다 한 살이 어렸는데 그 당시 사회분위기상 좋은 조건의 남성을 만나려고 하다가 만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10여 년 동안 그냥 같이 늙어버렸다. 그리고 여전히 솔로인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이제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면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 있다. 1인 가구 증가뿐 아니라 고물가 부담으로 요노(YONO, 하나만 있으면 된다)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나는 솔로가 아니라 나는 독거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사회의 주된 메시지이자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다. 여기서 나는 독거가 나 혼자 산다 같은 콘셉트와는 다르다. 나혼산은 여건이 상당히 좋은 연예인들의 삶을 보여주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나는 솔로가 연예인들의 신변잡기나 아이를 키운다는 콘셉트의 예능보다 인기를 끄는 것은 현실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의 결혼, 출산, 성장, 노후에 대한 관점은 전 세계에서 비슷한 문화를 찾아보기가 힘든 그런 형태이기도 하다. 한국사회가 가진 성장의 역사, 산업화와 더불어 가치관의 변화는 마치 갈라파고스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곳에서 만들어지는 독특한 문화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내려놓고 한국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


《나는 솔로, 나는 독거 — 관계의 종말과 새로운 시작》

� 1. 전체 구성안 (5~8분 분량 기준)

� 도입부 (Intro) — 0:00 ~ 0:30

화면: 도시의 야경, 혼자 있는 사람들의 실루엣, 지하철의 무표정한 얼굴들.

나레이션:

"20년 전, 사랑을 찾아 방송에 나오던 그들은 이제 어디에 있을까.

오늘날 우리는 '나는 솔로'를 넘어, '나는 독거'의 시대를 살고 있다."

� 1부: 변화하는 만남의 풍경 — 0:30 ~ 2:00

화면: 과거 방송(예: ‘애인’, ‘신사의 품격’, ‘나는 솔로’)의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장면들. 커플매칭 예능, 회상 장면.

자막: “과거엔 30대의 사랑도 어색했다”

나레이션:

"한때, 30대 후반의 사랑은 TV 드라마에서조차 파격이었다.

지금은 40대의 결혼이 흔하며, 오히려 50대의 연애가 예능의 소재가 된다."

� 2부: 무너지는 전통적 가치관 — 2:00 ~ 3:30

화면: 미운 우리 새끼, 나는 솔로 화면과 비슷한 분위기의 재연 컷. 외로운 식사, 불 꺼진 집, 반복되는 일상.

자막: “결혼이 사라진 시대”

나레이션:

"결혼은 더 이상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아이는 비싼 옵션이 되었고, 함께 살아가는 것은 선택이 아닌 부담이 되었다."

� 3부: 나는 솔로에서 나는 독거로 — 3:30 ~ 5:00

화면: 1인 가구, 고독사 뉴스 보도 느낌의 장면, 혼자 TV 보는 장면, 독거노인 인터뷰 느낌 연출.

자막: “YONO: You Only Need One”

나레이션:

"이제 중요한 건 ‘사랑’보다 ‘안정’이다.

함께 살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 그러나 고립은 늘 그림자처럼 따라온다."

� 4부: 새로운 콘텐츠의 시대 — 5:00 ~ 6:30

화면: 유튜브에서 ‘나는 솔로’ 분석 영상, 댓글들, 콘텐츠 클립들.

자막: “현실의 거울, 나는 솔로”

나레이션:

“이들은 단지 사랑을 찾는 게 아니다.

그저, 같이 늙지 않기 위한 선택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 결론: 갈라파고스 대한민국 — 6:30 ~ 7:30

화면: 갈라파고스 자연 영상 + 서울 도심, 고독한 거리 컷, 산업화와 개인화 상징적 대비.

자막: “다시 설계해야 할 공동체”

나레이션:

“한국 사회는 갈라파고스처럼 독특한 진화를 거쳤다.

이젠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은, 새로운 공동체가 필요하다.”

�️ 음성/나레이션 톤

느리고 차분한 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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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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