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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준성 Dec 31. 2018

ep9. 완벽한 선택

#완벽함이란 착각

현대인들은 과거의 사람들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을까?


난 단군이래 문명의 이기를 제대로 누리고 있는 혜택 받은 세대 중에 한명일 것이다. 주차할 때 후방카메라를 이용하고, VR을 이용해 비현실적인 공간을 현실적으로 체험한다. 말로 TV를 제어하고, 가스레인지에 타이머가 달려있고, 세탁기가 빨래도 삶아주며, 밥솥은 원하는 식감만 선택하면 자동으로 밥을 만들어준다. 앞으로도 생활을 편리하게 돕는 기술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이제 갓 서른 중반을 넘어선 내가 느끼기에도 과거의 생활방식에 비하면 지금의 생활방식은 너무도 편리해졌다.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분들은 그 체감도가 훨씬 클 것이다. 


그러나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것과 삶의 만족도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는 편리해졌지만, 점점 더 옛날을 그리워한다. 그건 기억의 오류로 인해 과거를 미화하는 상황일 수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삶의 만족도는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헬조선이라는 말이 없었지 않은가?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교수의 '마켓 4.0 시대 이기는 마케팅' 책 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현대 소비자들은 어디서나 손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 안에서도 핸드폰으로 최저가를 알아본다. 


나도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면 조금이라도 더 싸게 사기 위해 인터넷을 뒤진다. 그것은 합리적인 사람이 되려 하는 행동이라기보다, 현시대의 시장 흐름이다. 우리는 완벽한 선택을 위해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를 얻으면 완벽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우리는 너무도 많은 정보에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수용하고 선택하는데 정신력과 시간을 낭비한다. 


과거의 사람들보다 현대인들의 삶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가 선택의 폭이 너무도 넓어졌기 때문이다. 물질이 인간에게 준 이익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 또한 갉아먹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어떤 선택을 하던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내가 산 물건보다 더 비싸고 좋은 성능을 지닌 물건이 있고, 내가 선택한 물건과 똑같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경로가 있을 수도 있다. 또한 내가 가진 물건과 비슷한 성능과 비슷한 가격을 갖은 제품의 리뷰가 훨씬 좋은 경우도 존재하다. 


이런 상황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자신의 선택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순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예를 들었지만, 이런 선택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서 생기는 부작용은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항상 완벽한 선택을 하지 못한 것을 두고 후회하기에 바쁘다. 


우리는 살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하고 살아야 한다. 생을 마감할 때까지 선택은 피할 수 없다. 평생 동안 무엇을 먹을지, 무엇을 살지, 어떻게 행동할지 고민을 해야 한다. 그 선택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과와 마주했을 때 매 순간 후회한다면 우리의 인생은 후회로 가득 찬 채 기록될 것이다.


선택을 하면 후회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 원하지 않는 결과와 마주했을 때 그냥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일인양 넘어가야 한다. 선택은 이미 내손을 떠나버린 부메랑과 같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미 손을 떠나 버린 선택을 믿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어서 돌아온다고 믿어야 한다.  


제대로 던졌다고 믿어야 제대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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