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시간. 하지만 이런 풍경도 사라질 날이 머지 않았음을 직감한다. 광산 아래의 마을은, 여지없이 습기 가득한 촉감과 말할 수 없는 우울함이 배어 있다.
그런 것들의 음습, 음기라 할까? 낡은 일본식 판자집이 그런 기분을 더했을 거다. 전형적 일본식의 길과 축대. 거기에 고된 노동의 시절이 오랜 세월을 건너 깊은 한숨을 여전히 토하고 있었다.
문득 찾아간 일광 달음산 아래의 광산마을. 여기 저기서 개발의 바람이 선듯 이니, 이런 청보라빛 기록도 얼마 남지 않았을게다. 기억이란 시간 속에 숨는 것이다. 아쉬운 마음에 그림 한 장 그려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