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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이의 감촉 Dec 06. 2021

잘 키우고 싶지 않습니다. 2

가장 어려운 첫 허들 "아기 수면"

두 아들을 둔 남성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두 아들은 모두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고, 어린이집 원장님이 마치 혈육처럼 두 아이를 대해주셔서, 아내가 퇴근이 늦더라도 걱정이 없다고 했다. 거기에 더하여 여덟 시에서 아홉 시 정도면 두 아이는 세상 업어가도 모를만큼 깊이 잠이 든다고 했다. 무얼 먹고 있다가도 꾸벅꾸벅 졸다 잠들고 들고 메치고 해도 절대 깨지 않는다고.


"전생에 나라를 구했다."라는 말이 있다. 신생아가 통잠을 잘 경우 산모들은 믿을 수 없다며 주고받는 말이다.

앞의 남성분도 나에게 그렇게 느껴졌다. 저런 아이들만 있다면 그리고 그런 어린이집을 만났다면 둘이 뭔가 셋, 넷도 거뜬하게 키울 수 있겠구나.


통잠을 재울 수 있다. 잘 수 있다. 리듬에 맞추면 정말 잘 재울 수 있다. 

노력해라. 여기 방법이 있다. 모책이 있다. 

그렇게 유혹하는 수많은 육아서적에 산모들이 코를 박는 이유는 그것이다. 바로 '잠'


나도 마찬가지였다. 아기 수면과 관련된 책을 대여섯 권을 보았으며 논문은 물론이고, 새로운 시도들은 몇 번을 했던가. 첫째 아이는 그렇게 온갖 노력을 다했것만.. 도무지 통잠을 자지 않는 아이 덕분에 3년 여를 수면부족으로 살아야했다.


그러던 중 맞이한 둘째는 나에게 신세계였다. 둘째를 낳고나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믿을 수 없지만 사실이다. 둘째를 낳고 나는 잠이라는 것을 몇년 만에 처음 자보았다. 첫째 아이는 신생아 아기 때의 에피소드가 차고 넘치는데, 둘째는 잠을 너무 잘 자주어서 어렸을 적에 생각나는 별다른 추억이 없을 정도이다. 우리 그때 뭐하고 있었지? 하고 떠올리면 어김없이 둘쩨는 자고 있었다. 혼자서 요람에서 유모차에서 카시트에서 큰 노력없이도 잘 자주었던 고마웠던 둘째.


갖은 노력을 다해보았던 첫째. 그리고 별다른 걸 해보지 않은 둘째.

육아의 첫 관문. 그리고 가장 어려운 첫 허들 "아기 수면", 운칠기삼. 아니 운구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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