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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벨 Oct 21. 2021

우리 모두의 사춘기

들어가는 글



"부모가 얼마나 잔소리를 심하게 했으면 아이가 어긋나지? 괜찮아 우리 애는 원래 착하니까 부모 말도 잘 듣고 소통도 잘되는 아이니까 우린 그런 문제는 없을 거야."



사춘기를 만나보기 전, 사춘기를 우습게 알았다. 전문가도 어렵다는 사춘기였지만 나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원래부터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이와 문제를 긁는 부모의 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우리에겐 절대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어느덧 나와는 상관없다고 외치던 일들이 벌어지고 그것을 사춘기라는 것으로 인지한 지 일 년이 되어가고 있다. 준비 없이 맞이한 바람은 거대했고 강렬했으며 매서웠다. 아이 마음의 변화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하는 문제와 아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진심일 거라고 이해하는 문제는 달랐다. 사춘기라고 이해하거나 거대한 바람의 존재를 미리부터 알았다면 이렇게 상처로 남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사춘기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와 겪는 문제들을 적어 내려갔다. 그러다 이럴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이랬구나 라는 이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감정적이고 상처로 얼룩진 일들이 글이 되어 내 마음을 치유했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글 속에 나의 문제점이 곳곳에 드러났고 아이와 더불어 나에게도 사춘기가 왔음을 깨달았다. 사춘기는 아이 혼자 겪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을 맨몸으로 부딪히는 부모에게도 사춘기를 불러들였다



사춘기라는 타이틀이 고집스러운 이름으로 바뀐 채 우린 사춘기의 둘레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했다.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더 나은 성장을 위한 방향을 찾고 있는 아빠, 가족을 챙기며 아이와 함께 지내다 보니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엄마, 이제 막 성장의 단계를 밟아가는 아이. 우린 모두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



아이에게 온 사춘기가 아이를 더 성장시키는 단계라고 한다면 나에게 온 또 다른 이름의 사춘기가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라 믿는다. 우린 그렇게 사춘기를 살아가고 있다. 성장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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