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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m Uye Jun 21. 2017

특별함의 필수조건

달라서 특별한 사람들

 


내겐 5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머리카락부터 발가락까지 닮은 우리 남매는 한 뱃속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입맛은 물론 성격도 다르다. 둘의 공통분모인 치킨을 앞에 두고도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느라 언성이 높아질 때도 잦다. 25년째 동거 중인 우리도 이렇게 다른데 남은 오죽할까.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도 다름이 존재한다. 이는 처음에는 매력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이끈다. 사랑에 빠진 이들은 생각이나 습관 등 상대와 차이가 생기면 기꺼이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상대의 생각이나 습관 등을 고치려고 한다. 또는 무관심해지는 편을 택한다. 이처럼 다름은 서로를 묶기도 풀기도 한다.    





이질감은 개인의 일상에서도 수시로 벌어진다. 나의 기억력과 체력은 하루하루가 다르다. 마음속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서로 다른 욕구가 요동친다. 나는 누군가 내 테두리 안에 들어오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강렬한 사랑을 원한다. 나조차 동일하지 않다. 겉과 속이 다른 타인을, 기대와 다른 현실을 탓할 수 없는 이유다.

   




우린 종종 다르다는 이유로 멀어진다. 그러나 다름은 서로의 거리도, 옳고 그름의 문제도 아니다. 각자를 존재하게 하는 필수조건이다. 다름을 인정할 때 각자가 지닌 특별함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보통의 것보다 뛰어난 데가 있을 때에도 남다르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 누구와도 같지 않고 다르다. 다름은 기대의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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