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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ybrush Feb 20. 2021

무한 회귀 수정 루프

N차 수정의 늪

계약 후 나는 우선 <나만 아는 버그>를 리메이크해 보려고 처음부터 스토리를 다시 짜기 시작했다. 보통 ‘리메이크’라고 하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 원작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원작자의 허가를 얻어 새로운 방식으로 작품을 재창작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웹소설에서는 특이하게 창작자가 자기가 쓰던 소설을 다시 고쳐 쓰는 것을 말한다.


왜 용어가 그렇게 쓰이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웹소설계에서는 작가들이 ‘리메이크 병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리메이크가 흔히 일어난다.


리메이크 이유는 다양하다. 설정과 시작은 괜찮았는데 전개 도중 이야기 흐름이 꼬여서 독자가 떨어져 나가거나, 설정상 치명적인 실수를 발견했거나, 예상과 달리 주요 캐릭터가 독자에게 비호감으로 찍혀 욕만 먹는다던가 등등. 대부분 초반 반응은 괜찮은데 유료화를 할 만큼 독자가 늘지 않을 때 리메이크를 한다.


나는 나름대로 <나만 아는 버그>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일단 초반부에 나오는 보조 캐릭터 수영이가 문제였다. 수영이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인 <라스트 오브 어스>의 주인공 엘리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비슷한 느낌의 캐릭터를 구현해 보려고 넣은 NPC(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조종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중학생 정도 되는 수영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주어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배역을 준 NPC이다 보니 수영이로 인해 강제로 전개되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는 수영이라는 캐릭터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주인공이 중요하고, 주인공이 이야기를 주도해야 하는 웹소설에는 맞지 않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나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서 스토리를 다시 짰다.




<대기업 때려치우고 웹소설>이 출간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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