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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혜린 Jan 03. 2021

뼛속까지 ENFP가 목표지향적으로 사는 방법 네 가지

너는 지금까지의 너와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볼 것이다



내 주변 사람들이라면 이미 질릴 정도로 들었겠지만, 미래스터디 첫 모임에서 인생그래프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시간은 내게 통찰, 참선, 득도와 같은 시간이었다. 그전부터 쌓아왔던 스스로에 대한 생각과 니즈가 그 순간과 맞물려 터진 것이겠지만 말이다. 내가 인생을 살아왔던, 일상을 보내왔던 방식이 후회되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내가 인생을 살아온 방식이 남들과 같지 않다'라는 것을 깨닫고('내가 특별하다'라는 뜻이 아니라, '남들도 나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음을 깨달았음'을 의미한다.), 내가 일상을 보내왔던 방식에 대한 장단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바꿔보려는 과정 중에 있다.



MBTI가 요즘 굉장히 핫하고도 질려가는 소재이지만, 내 MBTI는 ENFP다. 플랜 a, b, c까지 세우는 ESTJ인 친구는 되는대로 살아가는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너무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ESTJ 친구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 글은 어떤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필요하지 않은 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글일 것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 중에서도, 특히 어떠한 계기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보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글이다.


전국의 재기 발랄한 활동가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출처: www.16personalities.com)



1. 목표라는 것부터 세워보자



ENFP는 물 흐르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즐겁다. 굳이 무엇인가를 계획하지 않아도 재미난 일들이 매일 펼쳐진다. 이렇게 살아왔건, 저렇게 살아왔건 그 나름대로 행복하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나는 목표나 계획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나는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는 경험을 해보기', '목표지향적으로 살아보기'를 결심했기 때문에 목표부터 세워보기로 했다.   


참고 링크:

<2019 비전서클, 한정된 시간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https://brunch.co.kr/@dooook/136

<늦지 않았어요. 나와 하는 새해 7가지 약속>
https://brunch.co.kr/@newbyeol/3

<실행 가능한 새해 계획 세우는 법>
https://brunch.co.kr/@clairep/69


위 글들의 공통점은, 우선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이루고 싶은 것에 대해서 카테고리화 한 뒤, 각 카테고리를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지난날을 돌아봤을 때, 나는 거의 대부분의 목표들을 이루지 못했고, 그 이유는 세 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내가 어딘가에 끄적여둔 목표는 사실 진짜 '목표'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는 정도'였던 것.

두 번째, 목표들을 실제로 이루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과 실행도 하지 않은 것.

세 번째, 나 스스로와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너무 과대평가한 것.


예를 들어 몇 년 전 '스페인어 공부하기'라는 목표를 세운 적이 있다. 그 목표는 나에게 있어서 큰 동기가 있어서 생각한 목표라기보다는, 그저 '스페인어를 잘하고 싶다'라는 정도의 마음으로 적었던 목표였다. 구체적인 목표라기보다는 바람이었기 때문에 일상에서 잊힐 수밖에 없었다. 또한 '스페인어 공부하기'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나의 일상에서 언제 어떻게 실행할 건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저 다이어리의 앞부분에 한 줄 쓰고 뿌듯한 마음으로 넘어갔을 뿐이다. 이 목표를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서 나는 나의 하루 혹은 나의 일주일 중 어딘가의 시간에 이를 넣어야 한다. 이렇게 일상의 시간에 목표를 이루기 위한 행동을 집어넣으려고 봤을 때, 나는 잠도 자야 하고, 회사도 가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쉬기도 해야 한다. 내가 실제로 이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일상에서 쏟을 수 있는 시간은 몇 시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목표를 세울 때에는 우선순위에 따라서 정말 이루고 싶은 카테고리만 남기고, 그 외의 것들은 과감히 탈락시켰다. 업에 대한 세 가지의 카테고리만 남게 되었다. 이 세 가지 카테고리와 관련된 목표는 올해 꾸준하게 가져가야 하는 목표이며, 그 외의 탈락된 것들에는 나의 에너지를 전적으로 쏟지 않되 염두는 하고 있기로 했다. 

업에 대한 세 가지 카테고리


2. 세워둔 다짐과 목표는 잊어버리지 말자


나의 다짐과 목표를 써서 화장대 거울에 붙여두었다. 이전에는 새해의 다짐과 목표에 대해 새해를 맞이하며 생각해보고, 어딘가에 적어둔 후 잊은 채로 한 해를 보냈다. 새해 목표를 세웠던 그 당일에만 계획을 세운 것만으로도 뭐라도 한 것 같은 뿌듯함을 느끼고 넘어간 셈이다. 화장대 거울에 다짐과 목표를 붙여두니 최소 하루에 2번은 보고 있다. 또 2인칭으로 쓰면 자기 암시 효과가 있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어서 2인칭으로 문장을 작성했다. 확실히 '지금까지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자!', '나는 하루하루 목표하고 그를 이룰 것이다!'라는 문장들보다 '너는 지금까지의 너와는 다른 사람으로 살아볼 것이다.', '너는 하루하루 목표하고 그를 이룰 것이다.'라는 문장이 더 강제적인 느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느낌이 든다. 또한 한 달에 한 번 미래스터디 멤버들과 함께 한 달 동안 올해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확인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적극적인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3.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생각하자


나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막막했기 때문에 '목표', '계획' 등의 키워드로 서치를 많이 해보았다. 자기 계발서는 성공한 해외 기업 CEO의 이야기를 다루는 등 여러모로 나와는 거리가 먼 느낌이 있어 크게 와 닿지 않았는데, 유튜브에서는 나보다 한 발자국 앞서가는 사람들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참고 링크:

<작심 삼일이 되지 않는 계획법!!>
https://youtu.be/mc81VLfhvcc

<빈틈없이 시간관리 하는 법>
https://youtu.be/YL7vE8HTqYI

<How to gain control of your free time>
https://youtu.be/n3kNlFMXslo


위 영상에서 알려주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신기하게도 겹치는 포인트들도 있다.  
첫 번째, 목표는 단순하게 가져라. 우선순위에 따라 해야 할 일들을 정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라. 지나간 한 해를 회상하는 미래의 나를 상상했을 때, 내가 한 해 동안 이룬 것은 뭔지 생각해보자. 그게 현재의 내가 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점검의 시간을 가져라. 하루, 주간, 월간 등의 단위로 내가 세운 계획에 대한 회고와 반성의 시간을 가져라.  

세 번째, 계획은 융통성 있게 세워라. 계획은 못 지킬 수도 있다. 세워둔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긴 장기 계획보다는 단기적인 계획을 세워라. 


이러한 방법론을 배운 후 목표와 계획에 관련된 나만의 엑셀 파일을 하나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의 타임라인이 한눈에 보이는 표를 만들었다. 



왼쪽의 카테고리로는 앞서 세운 카테고리를 적었다. 각 카테고리 별로 해당 월에 이뤄야 할 목표들을 적었다. 그리고 가장 윗부분에는 마일스톤을 적었다. 시험, 이사 등 예상할 수 있는 인생에서의 중요한 사건들을 적었다. 이 마일스톤을 미리 적어두면 해당 사건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를 더 크게 인지할 수 있다. 나의 경우 현재 대학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한 해를 학기와 방학 단위로 쪼갰다.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다면 한 해를 분기 별로 쪼개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노션에서 weekly planner 페이지를 만들어서 매주 일요일에 다음 주에 해야 하는 일들을 적어두고 이를 보며 실천하고 있다.  



4. 점검의 시간을 갖자


앞서 언급한 대로 회고와 반성의 시간을 갖기 위해 나는 매일 자기 전, 매주 일요일 밤, 매달 마지막 날 저녁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매일 자기 전에는 일기를 쓴다. 일기를 자발적으로 쓰기 시작한 지는 15년이 넘었다. 그러나 그동안은 몇 주, 몇 달을 밀려 숙제처럼 몇 시간을 몰아서 써왔다. 이제는 일기 쓰는 시간을 하루 10분 정도 가진다. 끝 문장을 '감사합니다'로 끝내는 감사일기, 제일 안 좋았던 일 딱 한 가지와 좋았던 일들과 내일 할 일을 쓰는 세 줄 일기를 써보았는데, 나는 일기장에는 그냥 하루 일어난 일들을 나열하는 식이 가장 편하고 잘 맞는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 저녁에 한 주 동안의 나의 화두와 일어난 일들에 대해 느낀 점을 블로그에 따로 기록하고 있다.  

  

참고 링크:

<Plan With Me: December 2020>
https://youtu.be/PH_qggDsl38


유튜버 Lavendaire는 매 달 시청자에게 지나온 한 달을 회고하는 질문과 앞으로의 한 달에 대해 묻는 질문이 담긴 영상을 올린다. 영상에서의 질문들은 한 두 질문을 제외하고는 매 달 같다. 


당신의 한 달을 한 단어로 이야기한다면?

이 달의 하이라이트는?

한 달 동안 스스로가 자랑스러운 점은?

한 달 동안 당신이 배운 것은?

한 달 동안 당신의 실수 혹은 약점은?

그 실수 혹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당신의 다음 달을 한 단어로 이야기한다면?

다음 달의 큰 목표 세 가지는? 

다음 달의 작은 목표들은? 


나는 매 달의 마지막 날 가계부를 쓰는 습관이 있었다. 위의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대답하는 시간을 가계부 쓰는 시간 뒤에 붙여서 매 달의 점검도 습관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 대답을 일기장과 노션에 적어두고 있다.    


노션의 먼슬리 페이지와 위클리 페이지





ENFP로서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사는'데에 있어서 막막한 적도,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목표지향적으로 사는 방법에 대하여 계속해서 생각해보고, 여러 곳에서 방법론에 대한 조언을 찾아보고, 그 조언을 따라서 시도해보고, 또 막히는 점이 생기면 이러한 과정을 반복했다. 나의 지난해는 이전 해들에 비해 꽤나 도전적이고 색다른 한 해였다. 엑셀과 노션을 본 한 친구한테서 '너 완전 J(판단형) 같다'는 말을 들어보기도 했고, 실제로 최근 MBTI 검사를 했을 때 ENFP 중 N, F, P는 중도에 가까운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든 자신의 장단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 이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스스로의 모습은 조금만 노력한다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이 MBTI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 아닐까. 


I am not what happened to me, I am what I choose to become.
나는 나에게 일어난 사건들의 총합이 아니다. 
나는 내가 되고자 선택한 결과의 총체이다.

-Carl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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