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그 험난한 여정, 세 번째 이야기
모유는 분유보다 소화가 빨리돼서 아기가 금방 배고파하기 때문에, 수유 텀이 분유보다 짧다.
보통 분유를 먹는 아기들은 3시간 간격으로 배고파하는데,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2시간 간격으로 배고파한다.
수유 텀 간격이 짧을수록, 수유 횟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모유를 먹는 아기들은 분유를 먹는 아기보다 늦게 통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아기가 분유를 먹는 것은 엄마의 몸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피곤한 것 빼고는)
예를 들어 아기가 분유를 더 많이 먹는다고 엄마의 심장 박동이 그에 맞추어 빨라지거나 하지 않는다.
분유는 애초에 엄마의 몸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기를 향하는 방향으로만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모유는 다르다.
모유는 엄마의 몸에 생성된다.
아기가 모유를 더 많이 먹으면 엄마의 몸은 그만큼 모유를 더 많이 생산한다.
아기가 모유를 적게 먹으면 엄마의 몸은 또 그만큼 모유를 더 적게 생산한다.
즉, 모유수유를 하게 되면 아기와 엄마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유의 양은 한 템포 느리게 조정된다.
아기가 모유를 더 많이 먹으면 바로 모유가 증가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증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는 더 많이 먹고 싶지만 모유가 그 양을 못 따라가는 구간이 생긴다. 길어야 며칠 좀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젖을 다 먹고도 배고파서 우는 아기를 보면 엄마는 죄책감과 당혹감에 서둘러 분유를 주게 된다.
결국 분유를 먹으면서 아기가 모유를 먹는 시간은 줄어들고, 엄마의 몸은 젖을 적게 생산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마찬가지로 아기가 모유를 적게 먹을 때에도 모유는 시간 차를 두고 천천히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아기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모유가 생성되어 남아도는 구간이 생긴다.
이 시기도 길지 않지만, 아무리 아기가 젖을 다 먹어줘도 엄마는 가슴이 딱딱하게 뭉쳐있고 매우 불편해진다.
게다가 젖이 계속 차올라서 압력이 높아지고, 아기가 젖을 빨 때 굵고 센 줄기로 발사된다. 아기는 갑자기 쏟아져 나오는 젖줄기에 사래가 걸려 컥컥거리고 놀라서 울게 된다.
(이를 사출이라고 한다.)
당황한 엄마는 남아도는 젖을 미리 유축기로 빼내서 가슴을 조금 가볍게 해 보지만, 엄마의 몸은 이것을 아기가 먹은 것으로 인식해서 그만큼 젖을 더 생성한다.
결국 엄마가 미리 빼는 양만큼 이 더 늘어나면서, 엄마의 몸은 젖을 많이 생산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기는 매일매일 몰라보게 쑥쑥 크는 만큼 젖을 빠는 힘과 삼키는 힘도 세진다.
다만 젖을 빠는 힘이 젖을 삼키는 힘보다 먼저 세진다고 한다.
젖을 힘껏 빨아서 입안 가득 모았는데, 모두 삼키질 못하니 젖을 빼고 잠시 쉬기도 한다.
젖을 삼키는 힘은 뒤따라 세지는데, 어느덧 아기는 오히려 사출이 심한 쪽을 더 좋아할 만큼 엄마의 젖을 잘 받아먹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