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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11화
성별 알아맞히기
15 주차의 기록
by
덕순
Feb 14. 2022
덕순이의 병원
검진 날이 다가올수록
성별에 대한 궁금증이 점점 더 커졌다.
처음엔 그저
16주 차 때 의사 선생님께 확실히 정답을 듣자라고 마음먹었지만,
어느새 나도
엄마들이 흔히 한다는 미신 같은 성별 구분법을 찾아보고 있었다.
어떤 건 터무니없어 보이고
또 어떤 건 나름 근거가 있어 보였다.
물론 남편의 눈에는 모두
엄마들의 철없는 장난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
그동안 덕순이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내가 했던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1. 중국 황실 달력
중국 황실에서 내려오는 달력이라고 한다.
나름 그 시대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곤 하지만
근거는 딱히 없다.
산모의 만 나이와 임신한 달을 음력으로 조합했을 때 나오는 성별을 보면 되는데
사실 이건 미신에 가까워 보이긴 했다.
그래도 나는 내가 원하는 딸로 나와서
나름 믿어보기로 했다.
원래
믿고 싶은 것만 믿으니까.
2. 난황의 위치
5주 6일 차 병원 검진 때 덕순이는 위 사진처럼 아기집과 난황만 보였다.
진짜 덕순이는 너무 작아 보이지 않고,
마치 계란처럼
노른자 같은 동그란 난황만 보였다.
난황은 엄마와 연결이
되기 전까지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아기의 도시락 같은 것이다.
이때
난황의 위치가 왼쪽이면 아들,
오른쪽이면 딸이라고 한다.
나는 이 사진으로는
아들이었다.
딸을 원하는지라
믿고 싶지 않은 결과였다.
사실 난황의 위치는 초음파 기계가 좌, 우 반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기집과 난황이 2D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각도에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이 또
한 재미로 보는 미신으로 보였다.
3. 아기의 심장 소리
7주차 덕순이의 우렁찬 심장소리
심장소리가 말발굽 소리면 딸, 기차 소리면 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유튜브에서
들어보니 말발굽이라면
'다그닥 다그닥' 하는 박자로 기차소리보단
크지 않은 느낌이었다.
기차 소리는 '쿠슈-쿠슈' 하는
기차의 굴뚝에 나오는 화통 소리 느낌이었다.
나는 사실 들어도 들어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오픈 채팅방
에 있었던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모두 기차소리 같다고 했다.
덕순이의 심장 소리가 무척 우렁찼었나 보다.
주수가 찰수록 딸과 아들의 소리가
달라진다고 했는데,
16주 차까지
이르러도 아직 잘 모르겠다.
4.
각도 법
가장 믿을만했던 방법이었다.
12주
차 때 아기는 사람의 형상을 갖추고 있는데, 이때 아기의 옆모습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아기의 옆모습에서 보이는
성기와 척추의 각도가 평행하면 딸,
성기의 각도가 위로 솟아있으면 아들이다.
물론 아기가 다리를 들고 있다던가,
탯줄을 성기로 착각한다던가 등의 오차가 있다.
맘 카페
의 초음파 질문방에서도 많은 엄마들이 12주 차 때 아기의 사진을 올리고 성별을 물어본다.
이
각도 법을 잘 배워보려고
초음파 질문방에 올라오는 아기들의 가랑이는 죄다 본 것 같았다.
결론은 그냥 덕순이의 사진을 올리고 댓글을 기다리는 편이 더 나았다.
그곳에 활동하는 용한(?) 회원님께서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의사 선생님보다 정확하단 말이 나올 정도로 잘 맞히셨다.
덕순이의 옆모습은
다리까지 전체적으로 나온 게 거의 없어
동영상을 느리게 재생시켜서 원하는 장면을
캡처하는 데 무척 애를 먹었다.
그나마 건진 사진을 보면,
가랑이 쪽에 있는 흰 두줄과 척추의 각도를 볼 수 있었다.
보통 여자아이들의 성기가 갈라져 있다고 해서
나도
이때쯤부터 딸을 기대했는데, 다른 아이들도 보니
남자아이들도 갈라진 경우가 꽤 있었다.
이밖에도
다리 사이의 삼각점, 베이킹소다 법, 반지점... 등 정말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어른들이 믿는 미신 중에 하나는
고기를 좋아하면 아들,
과일을 좋아하면 딸이라는 건데
나는 입덧 초기에 나물을
못 먹고 평소 안 먹던 고기를 먹어서 아들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이밖에
피부가 좋아지면 딸,
안 좋아지면 아들이란 말도 있는데
나는 피부가 트러블이 사라지고 유난히 좋아졌었다.
결론을 내리자면...
어차피 확률은 반반이라
재미 삼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제일
정확해 보이는 각도 법도 수많은 오차가 있기 때문에 맹신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나도 참을 수 없는 궁금증에
웬만한 건 다 해본 것 같았다.
그래서 덕순이의 정체는?
16주
차 3일째 검진을 받은 4월 7일,
덕순이는 딸로 밝혀졌다.
오늘로써 궁금증에
못 견뎌 맘 카페의 초음파
질문방을 떠나지 못했던 시간들이 이제 모두 막을 내린 셈이다.
엄마가 궁금해서
미치려는 걸 아는지,
초음파
촬영할 때 다리를 시원시원하게 벌려준 덕순이에게 무척 감사했다.
다시 한번 만나서 반가워 내 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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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임신중기
임신
Brunch Book
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09
딸일까 아들일까
10
언제쯤 기다림에 익숙해질까
11
성별 알아맞히기
12
평범하길 바래
13
너와 나의 연결고리
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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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개발자로 근무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평범한 엄마입니다. 백일이 갓 지난 아기를 등에 업고 아기가 낮잠을 자는 동안 최선을 다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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