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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12화
평범하길 바래
16주 차의 기록
by
덕순
Feb 16. 2022
엄마는 내가 나중에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랬다.
막연했지만 분명한 목표였다.
어릴
적 가난 때문에 꿈을 꿀 수 없었던 본인보다
훨씬 날개를 크게 펼치고
부와 명예를 가지길 바랬다.
그 꿈은 나에겐
부담이었다.
난
남들만큼의 능력을 갖고
,
남들만큼의 끈기를 가진
평범한 아이였기 때문에
늘 엄마의 기대에 못 미쳤었다.
'평범한 나'는 엄마가 바라는 내가
아니었다.
평범한 사람은 곧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더 나아가야 하는 불완전한 사람이었다.
엄마에게 반감이 생겨서일까,
아니면 삶에 있어서 어떤 교훈을
얻은 걸까,
나는 나이가 들수록
평범한 삶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꼈다.
어느 날씨 좋은 날 연차를 쓰고
산책을 하면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다.
맛있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먹으면
이 또한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다.
남들보다
특출 나게 잘나지 않아도 소소한 일상을 지내다 보면 내 삶이 행복하다고 느껴졌었다.
사실 평범하다는 것은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다.
덕순이를 보면 더더욱 그랬다.
덕순이는
딱 남들만큼 주수에 맞춰 크고 있었다.
덜 자라거나, 더 자라서
괜한
걱정하지 않게 언제나 주수에 해당하는 평균치에 머물렀다.
제일 나를 걱정하게 만든
1차, 2차
기형아 검사도
대부분이 아기들이 그렇듯이 평범하게 통과했다.
모든 검사들에서 덕순이는
정규분포로 치자면
가장 몰려있는 가운데 뿔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지금 덕순이에게는
이보다 더
바랄 게 없었다.
그저 건강하기만을
바랄 뿐이지,
엄청난 재능을 갖고 태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남들만큼 평범하게
건강하게 태어나
남들만큼 평범하게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나중에 덕순이가 태어나
나와 친구가
될 만큼 말이 통하면
꼭 이 말을 해주고 싶다.
'남들보다 잘나지 않아도 돼.
평범해도 돼.
평범하다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야.
'
나중에 내가 욕심이 생겨
지금의 마음을 잊어버리고
덕순이에게 바라는 것이 점점 많아지면
지금 이 순간을 기억해야겠다.
남들만큼 건강하다는
문자 하나에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던 지금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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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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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성별 알아맞히기
12
평범하길 바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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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새것과 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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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개발자로 근무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평범한 엄마입니다. 백일이 갓 지난 아기를 등에 업고 아기가 낮잠을 자는 동안 최선을 다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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