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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품었던 시간의 기록 1
15화
존재감 뿜뿜
19주 차의 기록
by
덕순
Feb 19. 2022
태동을 처음 느낀 17주 차 5일 이후,
덕순이의 몸짓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자주 느껴졌다.
처음엔 긴가민가했던
툭툭 거림이
밤 새 신경이 쓰일 만큼 계속 이어졌다.
나중에는 정말
태동 때문에 잠을 설치겠구나
할 정도였다.
덕분에 걱정 많았던 나는 덕순이의 존재감을 날마다 실감하면서
예전보단 걱정을 덜 하게 되었다.
안정기에 접어든 지는
오래되었지만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괜히 걱정을 사서 하곤 했었는데, 이렇게도 자기가 건강하다고 신호를 보내주는 덕순이를
믿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덕순이의 존재감은
태동뿐만이 아니었다.
덕순이를 품은 내 배도 날이면 날마다 부풀어
올랐다.
16주 차까진 그저
배가 아주 살짝 올라온 정도여서
그냥 얼핏 봤을 때에는 임신인지 모르는
정도였다.
그랬던 배가 일주일마다
조금씩 조금씩 부풀었다.
15주 차부
터 매주 주말마다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18주 차에서 19주 차로 넘어가는 주수에
배가 눈에 띄게 커졌다.
사실 이전부터 배가
부풀어 오르는 통증이 있었다.
자궁이 커지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 참아왔는데
그 느낌은 마치
위아래, 양 옆에서 내 배를 쭉쭉 늘려서
찢어질 듯 팽팽해지는 불편감이었다.
그 통증에 비해 배는 그다지 부풀지 않아서,
내가 원래 배가 잘 나오지 않는 체질인지 궁금했었는데
19주 차에 확신했다.
'이제 배가 점점 불러오겠구나.
지금부터
시작이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리고
그제야 덕순이가 실감이 났다.
배가 나오기 전에는
덕순이가 있다는 사실을 병원에 가야만 확신할 수 있었는데
이젠 내 느낌만으로도 확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내 아기가 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이 느낌
,
이 기억은 나중에 아이를 낳아도
그리워하는 소중한 추억이 된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배는 더 부풀어올라 허리는 아파오고
덕순이의 발길질은 점점 더 자비가 없어질 것이다.
때론 길을 걷다가 '억'하고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아직 겪어본 적이 없어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무섭기도 한다.
하지만 내 아기를 느낄 수 있는
이 소중한 느낌을
나도 필연 나중에 그리워할 것이기 때문에
이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
아직은 눈으로 보이는 작은 움직임이지만,
시간이 지나
부푼 만삭의 배로
덕순이의 손, 발이 보이면
모두 소중하게 기억하고 싶다.
덕순이의 몸짓과
부풀어 오르는 배 덕분에
나는
쓸데없는 걱정을 덜었고,
이렇게 생긴 나의 안도감은
앞으로의 아픔과 불편함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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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개발자로 근무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낳은 평범한 엄마입니다. 백일이 갓 지난 아기를 등에 업고 아기가 낮잠을 자는 동안 최선을 다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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