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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Jeung Jul 22. 2024

전통 & 힙함이 공존하는 장소

수원맛집 두번째 이야기

집에서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인데도 불구, 나는 종종 수원에 놀러가는 걸 즐긴다. 같은 수도권이지만 분당이나 일산처럼 어떤 '계획'에 의해 급발전한 곳과 달리 수도권 과밀화가 되기 훨씬 전, 독자적인 색깔을 유지하며 발전해 왔다는 점이 매력이다. 어쨌든 이런 배경 때문인지 내가 들른 수원맛집 중에는 전통적인 느낌에 힙함을 더한 듯한 곳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퓨전한식 맛집인 째리주택이다. 


*꽃게 전복 새우 … 화려한 해물한상 째리주택

곳곳에 자리잡은 자개 가구들

수원 행궁동 째리주택은 일반 주택을 개조한 듯한 건물이어서 얼핏 보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건물 뿐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연식이 꽤 되어 보이는 가구들(ex 낡은 피아노나 서랍장)로 이뤄져 언뜻 어수선해 보이기도 한다. 왠지 할머니 느낌..이라는 이유로 호불호가 갈리는 자개 가구가 특히 많은 게 특징 다만 가정집이 아닌 식당이고, 주 메뉴인 전복의 껍데기가 쓰인만큼 위화감이 들지는 않는 편이다.

테이블은 요렇게 돼 있다. 공간이 아주 넓지는 않은데 2층이 조금 더 여유가 있는 편이다. 주문은 카톡으로 한다. 주말에 꽤 붐비는 곳이라 나름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인 듯.. 이곳의 주 메뉴는 해산물을 이용한 각종 한식+퓨전 별미로 요약할 수 있다.

기본찬 3종세트가 요렇게 세팅되고..... (이 지점에서 잠시 딴지를 걸자면, 물이고 음료고 죄다 종이컵에 내주는데 은근 내구성이 약하다. 술잔은 따로 내주지만 물컵을 자주 바꿔줘야 함. 기본 제공되는 물은 생수가 아닌 헛개수)

짜잔~~ 화사한 해물장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꽂게 외에 전복, 참소라, 새우, 연어 등등이 나오는데 특히 게딱지 위에 육회와 노른자가 올라간 것이 감동이다. 공기밥을 추가해 먹을 수도 있지만 절임장의 짠맛이 강하지 않아 그대로 술안주로도 훌륭하다. 고기 역시 녹다 말아 샤베트 같은 식감이 없고 씹는 맛이 제대로임. 

보기만 해도 녹진~~하고 베릿~~한 맛이 느껴지는 전복리조또. 버터와 크림의 풍미가 더해진 맛은 가히 전복죽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만하다. 전복 살의 맛보다 내장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강추다.

화장실 인테리어에도 이렇게 자기 장식이 있다. 주변 테이블들을 보면 데이트 커플도 많지만 특히 여자들끼리 와서 술한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https://place.map.kakao.com/2132672113


*일본 이자카야 느낌 제대로, 카이센동 맛집 츠요이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일본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인테리어가 시선을 잡아끈다. 옆에 붙어 있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셰프스위트와 최근 함께 매장을 운영한다고. 주방에서 일하는 멤버들이 상당히 젊은 편인데, 그래서인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는 느낌이다.

자리에 앉으면 이렇게 웰컴 드링크가 나온다. 논알콜이 기본값으로, 재료는 '그때그때 달라요~'인듯...

감자, 게맛살 등을 버무린 사라다(샐러드라기보단 사라다)에 크래커와 야채를 곁들인 것인데 이게 별거 아닌거 같지만 맛있다.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니 식전 입맛을 돋우는 데 좋다. 

메인인 카이센동. 리뷰를 읽어보니 이곳의 초밥 질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카이센동인지 회덮밥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로  야채를 때려넣지 않는다는 점이다. 밥의 양은 적게, 회와 해물은 넉넉히 사용한 점이 마음에 들었음. 위에 연어알은 5000원인가 더 내고 옵션으로 추가했다. '배부르게 한끼' 보다는 해물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https://place.map.kakao.com/111549298


*다채로운 개성주악과 차가 있는 '류온' 

최근까지 약과를 이용한 디저트가 '뇌절' 수준으로 범람했는데, '류온'은 개성주악의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다양한 재료들을 이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기본형에 흑임자, 인절미 등을 얹은 한국적인 맛에 블루베리나 샤인 머스킷, 누텔라 등을 얹기도 하는 등 베리에이션이 매우 다양해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차 라인업이 제대로 갖춰진 점도 마음에 든다.  날씨가 좋은 날 방문하면 창밖으로 보이는 수양벚나무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주악이 진열대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이날의 픽은 기본형(왼쪽)과 몽블랑을 연상시키는 보늬밤 주악이었다.

요즘 같은 여름철엔 시원한 차와 곁들이면 좋다. 참고로 차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곳이라 커피를 우선 찾는 사람이라면 다소 아쉬울수도..


https://place.map.kakao.com/1559616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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