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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인 Sep 22. 2022

3.4. 차이나 쇼크와 대만 이슈

  - 진퇴양난 속에서 -

3.4.  차이나 쇼크와 대만 이슈   

3.4. 차이나 쇼크와 대만 이슈

이전 단락에서는 우리에게 닥친 미중 패권 경쟁과 미국의 인플레 감축법안, 그 사이에서 영향 받는 한국 기업의 현황을 소개했다. 이번 단락에서는 중국의 영향력과 차이나 쇼크 현상을 짚고 넘어가보자.     


중국이 제조업 부분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상대로 약진하게 된 것은 2013년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부터이다. 그 이전까지만 해도 중국은 한국을 모범적인 벤치마킹의 나라로 여겼다. 그러다가 2016년 터진 사드 사태로 말미암아 한한령이 시작되면서 한중 관계에 변곡점이 나타났다.      


사드 사태 당시 중국외교관이 한국을 대놓고 ‘소국’이라 모욕하여 한국인들의 분노를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한국 기업을 대놓고 보복하였고, 한국제품 불매운동과 더불어 한국대중문화도 퇴출되었다. 롯데그룹이 중국사업을 완전히 철수하기도 했고 한국화장품 브랜드가 중국 내 판매량이 급감하고 삼성의 스마트폰과 현대자동차가 중국에서 존재감을 상실한 것도 이 때부터이다. 이것이 사실상 첫 번째 ‘차이나 쇼크’이다.      


사실 한국경제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20여년 간 중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의 덕을 많이 보았다. 한중 양국은 산업적 측면에서 서로 보완적이었기 때문에 무역 확대를 통한 서로 이익을 보았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한국 경제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큰 원인으로 중국이 부각되었다. 중국이 한국의 제조업을 위협할 만큼 기술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차이나쇼크, 한국의 선택>(2022년)에서는 한국경제를 잠식하는 중국의 산업굴기에 관해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2015년 당시 중국 배터리 1위 업체였던 CATL의 사례를 들었다. 당시 CATL은 삼성SDI 배터리 매출의 8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시장점유율이 미미했지만, 한국배터리 업체들의 중국시장 진입이 봉쇄된 3년 동안 중국시장을 독식하며 급성장을 해왔다고 했다. 그 결과 2021년 기준 CATL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한국 배터리3사의 점유율을 모두 합친 것과 거의 맞먹게 되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중국의 한한령 보복 조치 이면에는 자국의 산업육성을 위한 핑계의 성격이 분명이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사드 보복 당시만 해도 배터리가 미래 유망 산업이라는 인식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20년 테슬라 열풍과 탄소중립이 트랜드가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전기차가 미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테슬라가 증명하기 훨씬 전부터 중국정부는 전기차 육성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배터리 산업을 차세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엄청난 규모의 국가 재정을 쏟아 부었다.       


흥미롭게도 배터리 산업이 미래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오랜 적자를 감수하면서 배터리 사업을 키워온 곳이 한국의 배터리 3사이다.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려던 중국 입장에서 한국 기업이 좋아 보였을 리가 없다. 이미 중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까지 설립하고 중국에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을 대놓고 견제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런 맥락에서 사드 사태는 한국 기업을 보복할 명분을 제공한 셈이다. 한한령 이후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불매운동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받았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시장을 잃어가는 동안 중국 로컬 자동차 회사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현재 중국 전기차 시장의 70%를 차지한 상황이니 얼마나 그 기세가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전 세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에 진출한 것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은 전기차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셈이다. 게다가 배터리 산업까지 중국이 전략산업으로 대규모로 육성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같은 해외기업들은 온갖 수단에 의해 견제되었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의 대표 수출 종목에 해당된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확산되었다. 세계 시장에서 갤럭시를 위협하는 곳은 애플이 아니라 샤오미, 오보, 비보로 대표되는 중국 브랜드들이다. 자동차, 배터리, 스마트폰 등 중국산 로컬 회사들이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보다 도약하는 시장점유율을 가진 경쟁자로 부상하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태에서 한국은 어떤 국가 전략과 경영 리더십을 취해야 하는가? 미국조차도 중국과 전략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테슬라나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무시할 수 있겠는가? 한국 역시 대중 무역 비중이 30% 가까이 되며 그로부터 수익을 얻고 있다.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적 의존도를 줄여나가려면 매우 고통스러운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큰 대가를 치러야하며, 단기적으로도 대중 관계를 소홀히 하기 어렵다.      


여기에 더 큰 복병이 있다. 바로 대만 문제이다. 시진핑이 재집권하게 되었을 경우 대만 수복을 추진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시진핑이 처한 중국 내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도 추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만일 미국과 중국이 대만에서 충돌할 경우, 미국은 주한미군을 차출하여 병력으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미 미국은 한미동맹을 활용하기 위해 밑밥을 깔아놓았다. 2022년 1월 16일자 동아일보 보도를 인용하자면, 미국은 전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언급을 통해 향후 한미동맹이 “중국에 의해 초래되는 장기적인 안보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대중국 전선에 대한 한국정부의 동맹 의무와 책임을 간접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이상과 같이, 차이나 쇼크와 대만 이슈 등에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 국내 전략가들은 중국을 감정적으로 적대시하지 말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반중감정, 즉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반감, 중국에 대한 혐오 정서가 만연한 한국인들에게 우리 앞에 닥친 차이나 쇼크를 좀 더 입체적인 관점으로 이해하고 파악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최대 리스크인 중국과 대만을 미국과의 관계 속에서 다각도로 분석해보고 우리의 대응방식에 대한 시나리오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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