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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한국배우기'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 한국어, 미래 시대를 여는 소통의 틀

by Miracle Park


UNDP의 ‘국가별 행복도’에 따르면 한국은 156개국 가운데 4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유럽신경제단(NEF)가 측정한 ‘HPI 행복지수’에서는 151개국 중 63위, 스위스 국제 경영개발원의 ‘삶의 질 수준 평가’에서는 59개국 중 34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마디로 조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높지 않은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이는 경제발전의 정도가 바로 행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다. 2019년 대한민국은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위 통계에서 보듯이, 화려한 경제 지표와는 달리 실제 국민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높지 않은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삶을 주도하느냐의 여부를 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지나친 경쟁에 치여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희생당한 삶을 두고 행복하다고 감히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주도하는 삶이라야 행복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돈’으로 평가되는 사회 구조를 탓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돈’ 이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의미를 재해석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런 점에서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는 매우 매력적이다. 경제 발전 속도로 보면 우리나라의 70년대 수준으로 보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비해서 훨씬 행복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제적인 가치는 일단 제외해야 한다. 2019년 현재 우즈베키스탄은 저개발국가로 분류된 나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나라이다. 그러나 그들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행복의 조건을 모두 갖춘 나라다.

미국 미시간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연 소득 10억이 넘어가면 경제적인 행복을 느끼기 시작하고, 50억이 되면 모두가 경제적으로는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의 결과를 뒤집어 보면 연 소득 10억 이하이면 행복을 느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수치상의 지표는 말 그대로 ‘숫자’ 일뿐이다.


1945년 광복 직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는 미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으로부터 원조를 받았다. 도저히 자립할 여력이 없는 나라 중 하나였다. 1970년대 말까지 약 44억 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를 받았고, 이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어서게 만든 종잣돈이나 다름없다. 그 누구도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장담할 수 없었다. 그 후에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탈출하여 이제는 원조를 베푸는 나라로 성장했다.


6·25 전쟁이 끝난 뒤 맥아더 장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이 재건되는 데는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다.‘


광복 직후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반세기라는 짧은 시간 안에 경제 발전을 이루었다. 한국 전쟁으로 한반도가 초토화되었던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만든 것이다. 이는 국제 원조의 ‘선순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선정되어 많은 신흥국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다.


전쟁 직후부터 약 50년간 우리나라는 대략 600억 달러를 원조받았다. 특히 1969년에는 산업화가 급물살을 타던 시기라서 800억 원을 한꺼번에 받은 기록이 있다. 이렇게 해외 원조 덕분에 한국 경제는 다시 살아났다. 그 돈으로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국토를 재건설했다. 곳곳마다 공장과 고속도로를 건설하였다. 근면과 성실을 무기로 굶주림과 가난을 이겨냈다.


한국은 2009년에 DAC(개발원조위원회)의 24번째 회원국이 되었다. 원조를 받던 나라가 드디어 원조를 베푸는 ‘공여국’으로 선언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국제 사회에서 ‘원조 공여국’ 임을 인정받았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전무후무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최근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미르지요예프는 이러한 한국의 발전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각계 전문가를 총동원하여 한국의 사례를 분석, 단기간에 발전할 수 있었던 성장동력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 특히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있는 그대로’ 도입하라고 지시했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한국의 발전 노하우와 경험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롤모델(role model)은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나 임무 따위의 본보기가 되는 대상이나 모범’을 뜻하는 말이다. 누군가의 ‘롤모델’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최고의 영예다. 금전으로는 도저히 환산할 수는 없다. 그 자체가 행복의 기준이 된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보기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는 그야말로 ‘본보기’가 된다. 그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사람들은 ‘이미 가진 행복’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앞으로 가지고 싶은 것’에 관심이 많다면 행복은 저절로 달아날 것이다.


스칼렛 제이슨은 행복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이 가진 행복을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이다."

파랑새를 찾아 멀리 떠날 필요가 없다. 이미 행복은 두 손안에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또한 내가 가진 행복을 부러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진정한 행복은 결국 남에게 베풀 때 더 큰 열매를 맺는 것이다. 감사가 감사를 낳고 행복이 행복을 낳는 선순환의 구조다. 50년 전의 원조를 받았던 대한민국이 지금은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것 역시 같은 이치다.

이케다 가요코의 ‘세계가 만일 100명의 마을이라면’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20명은 영양실조이고 1명은 굶어 죽기 직전인데, 15명은 비만입니다. 75명은 먹을 양식을 비축해 놓았고 비와 이슬을 피할 집이 있지만, 나머지 25명은 그렇지 못합니다. 17명은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마실 수조차 없습니다. 자가용을 소유한 자는 100명 중 7명 안에 드는 한 사람입니다.

마을 사람들 중 1명은 대학교 교육을 받았고 2명은 컴퓨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14명은 글도 읽지 못합니다. 만일 당신이 어떤 괴롭힘이나 체포와 고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과 양심에 따라 움직이고 말할 수 있다면, 그렇지 못한 48명보다 축복받았습니다.


먼저 당신이 사랑하세요.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당신과 다른 모든 이들을.”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이제 없는 것을 탓하고 원망하지 말고 손에 쥔 것으로 나누어주자. 그것이 약간의 돈이 될 수도 있고, 한 조각의 사랑일 수도 있다. 우선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 경제 발전을 이룬 것에 대해 축복이라고 생각하자. 먼저 성공을 경험한 나라로서의 품격을 잃지 말자.


그리고 이제는 축복을 빌어주자.


“옛날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세상에 풀어놓은 사랑은 돌고 돌아 다시 돌아온다고.”


'나눌 것'이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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