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될까? 망설이는 중이지만 다를 겁니다.
글을 써오면서 하고 싶은 일이 하나 있습니다.
흰머리 소년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5년 후에는 '책의 형태'로 출력이든 발행이든
어떤 형태로든 흰머리 소년께 선물해 드리는 것.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자꾸 떠오릅니다.
굳이 5년을 기다릴 필요가 있을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작은 형태로 묶어서
보여드릴 수 있다면 어떨까?
그렇다고 글을 하나하나 발행할 때마다
출력해서 보여 드리는 건 어색하고,
오래 묵혀두자니 그도 아깝다는 생각.
그러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게 '월간지'였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생각해 오던 일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블로그나 브런치에서 만나는
비슷한 뜻을 가진 글벗들과
글을 모아 월간지를 발행해 보는 게 어떨까?
편집자도 필요 없고, 수정도 하지 않을 것이고,
이미지도, 문장도 그대로 모아서 발행해 보는 것.
그럼 한 명이 몇 개의 글을 실을 수 있을 것이고
글이 꼭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내 글을 온전하게 책의 형태로 남겨 보는 일.
수익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니까
가격을 매길 수 없고, 그저 꾸준하게
글을 쓰는 동기를 얻는 것.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겁니다.
오늘 '미라클 주니' 오프라인 모임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에나 집에 올 겁니다.
모임에서 글벗들께 이 의견을 물어보려 합니다.
제 나름대로 월간지 이름도 정해두었습니다.
<월간 아주 사적인 글터>
말 그대로 아주 사적인 글들이 모였을 거니까요.
월간 전자책을 만들어 보는 것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
각자의 일상과 마음을 '기록'하는 경험이 아닐까.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저는 경험이 없습니다.
사실 책을 낸다는 목표도 없었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건 '홈페이지 이름'처럼,
'닉네임'처럼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을 실행할 수 있다면
경험하신 분들께 많은 조언을 들을 예정입니다.
작년의 저는 늘 망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생각만 했고, 마음속에서만 굴렸고
결국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지금의 제가 조금 달라졌다면
대단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고
실력이 크게 늘어난 사람도 아니지만
조금씩 실천하는 사람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생각이 과연 실현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일이 의미가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지금의 이 '조금 다른 마음'이
내년에는 또 다른 감정으로 돌아오리라는 점입니다.
이 글을 써놓고 실천하지 못하면
창피해서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앞서
꽤 오랜 시간 붙들고 있었습니다.
일단 썼습니다.
첫 발을 디딘 것과 다름없습니다.
오늘도 '나'를 믿어 보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일요일 만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