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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라임 Aug 20. 2023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해줄래?

인생을 지탱해주는 사랑의 말들 / I talk like a river

세상을 살면서 한 번도 넘어지지 않고 매일 행복하기만 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마 없을 거예요.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고귀한 신분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도 말이에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가 다치지 않게 항상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요. 그 대상이 나의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면 더더욱이요. 혹여나 넘어져 다칠까 마음이 아플까 때론 늘 함께하며 지켜주고만 싶어요. 하지만 세상일이 어디 그런가요? 늘 곁에서 지켜줄 수 없어 초조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차오를 무렵, 이 책을 만났어요.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을 약한 부분을 세상이 파고들어 와 아프게 할 때, 당신을 일으키는 마법 같은 말이 있나요? 그 이야기를 당신의 마음에 심어준 이는 누구였나요?

이 책을 읽고 제가 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봅니다.  언제 어디서나 보디가드처럼 내 아이를 지켜줄 말을 건네며 이렇게 해주고 싶어요.

"아이야,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기억해 주겠니?"



제목 - I talk like a river
저자 - Jordan Scott
그림 - Sydney Smith
출판사 - Neal Porter Book
*한국어 번안책 :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출판사:책 읽는 곰)

표지부터 잔잔하면서도 묵직하게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 책에는 캐나다 시인 '조던 스콧'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케이트 그린어웨이상'을 수상한 '시드니 스미스'의 그림이 담겨있습니다.


말을 더듬는 주인공이 세상을 바라보며 수집한 수많은 생각들은 그저 입안에서만 맴돕니다. 어렵사리 입술을 달그락 떼어 약간의 말을 내뱉으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냉담한 시선과 속닥이는 입들 때문에 다시 모든 단어들을 목구멍 뒤로 삼켜야 했지요.


그렇게 울고 싶은 날이면 아빠는 그를 데리러 학교에 오곤 합니다. 아무 말 없이 강가를 거닐다 눈물이 쏟아지려는 그때, 아빠는 가까이 다가와 말합니다.



"See how that water moves?
That's how you speak."

"강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이지?
너도 강물처럼 말한단다"

아빠와 함께 강물을 바라보며 만난 이 한마디의 말은 그날 이후 그의 마음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든든히 인생을 받쳐주는 디딤돌이 됩니다.


"This is what I like to remember,
to help stop myself from crying

I talk like a river

or from not wanting to speak at all
I talk like a river."

"나는 울고 싶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울음을 삼킬 수 있거든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나는 말하기 싫을 때마다 이 말을 떠올려요.
그러면 말할 수 있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한다."


마음에 든든하게 뿌리내린 말을 되뇌며 어린 시절 작가는 지난날 도망쳤던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번엔 도망치지 않고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강물에 대해서, 강물처럼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도 힘들 때마다 나를 일으켜줄 나만의 한마디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저 괜찮다고. 잊어버리라고 서둘러 덮어버리지 않고 내면의 아픔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치유할 수 있는 긍정의 말을 말이에요.


요란스럽지 않고 잔잔하게 아이의 맘을 위로하는 아빠의 말에서 한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 일은 얼마나 고귀하고 위대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책을 덮으면서, 나의 아이들을 떠올립니다. 섬세한 성격의 둘째와 그저 천진난만 한 나의 첫째 아이를요. 그리고 차분히 한 명, 한 명을 위한 말을 골라봅니다. 언젠가 엄마가 함께 있어 줄 수 없는 곳에서 혼자 무너져 울음이 터지는 날,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세상에 주눅 들지 않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그 작은 용기의 말을요.

 

마지막으로 이 책의 글 작가인 조던 스콧이 자신의 글이 담긴 이 그림책을 낭독하는 영상을 공유합니다. 강물처럼 말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고 먹먹해서 누군가는 저처럼 잠시 눈물을 훔칠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상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길.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싹트는 시작이 되어주길 바라봅니다.


https://youtu.be/xNL-bNguy2o


▼해당 에세이는 팟캐스트에서 오디오북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8857?e=24803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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