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리는 듯 기운 빠진 몸을 소파에 맡기고 있으면 마음 따뜻해지는 그 무언가가 고파집니다. 무언지 모를 내 안의 공허함을 채워 줄, 몸과 마음을 채워 줄 따스한 무언가가요.
그런 날이면 저는 차분히 그림책을 고릅니다. 서른 페이지 정도 될까요? 1센티 남짓되는 얇은 책을 펼쳐 들고는 그림책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아요.
참 신기합니다. 그 얇고도 안전한 그림책 속에서 정말이지자주 놀랍고도 깊은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발견하곤 하거든요. 쳇바퀴 돌듯 지루하기만 한 일상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는 놀라운 책들도 있고요. 그럴 때면 지친 하루의 끝에 다정하면서도따뜻한 위로를 받는 것만 같습니다.
다 커서 무슨 그림책이냐고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어요.근데요... 혹시 모르잖아요.
지금 당신을 위한 이야기가,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그림이 텅 빈 그 마음을 가슴 벅차게 채워줄지요.
다섯 살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다 글 한 줄에, 그림한 장에 위로받고 사랑에 빠진 저처럼요.아이들만 독차지하기엔 아까운그림책들이 참 많거든요.
'오늘 당신은 어떤 마음인가요? 어떤 위로가 필요한가요?'
생각날 때 들러주세요. 늘 이 자리에서 그림책이 건네는 말들, 이야기들을 쌓아가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