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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라임 Sep 19. 2023

우리는 모두 핑-퐁하며 살아가지

내가 핑-하면, 상대가 퐁- 하는 인생 이야기 / Ping

핑-퐁, 핑-퐁, 핑-퐁!


직사각형의 탁구대를 가운데 놓고 마주한 두 사람이 탁구공을 주고받고 있나 봅니다.

이쪽에서 핑-하면 저쪽에서 퐁-하고 받아치는 소리가 경쾌하면서도 즐거워요.

마치 두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 같지 않나요?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PING이라는 그림책입니다.

맞아요! 탁구공이 오가는 소리인 핑-퐁-의 그 '핑'이 이 책의 제목이에요.

단순하고도 귀여운 그림과 짧은 글로 이루어진 책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단순하지 않아요.

참으로 사랑스럽고도 깊이기 있는 책이거든요.

어찌나 사랑스럽고 모두와 나누고 싶은 책이냐 하면요. 지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붙잡고 이 책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을 정도예요.


자, 그럼 이 사랑스러운 핑-퐁 이야기를 만나러 가볼까요?


제목 Title - PING

저자 Author - Ani Castillo

출판사 Publisher - MT Books


우리는 모두, 필연적으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잖아요.

작가는 그걸 내가 '핑'하면 상대가 '퐁'한다고 이야기해요.

그런데 때로 우리는 잊는 것 같아요.

'핑'은 나의 영역이지만, '퐁'은 상대의 영역이기에 존중해줘야 한다는 걸요.

We can only PING.
And the PONG belongs to the other.
You Ping. They Pong.

그림책을 통해 깨닫습니다.

최선을 다해 나의 '핑'을 하고 나서는, 섣부른 기대대신 상대의 '퐁'을 겸허히 기다려야 한다는 걸요.

가끔 기대하지 못했던  '퐁'이 오더라도 너무 낙심하지 않도록 말이죠.


아! 우리는 얼마나 많이 '핑'을 건네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조바심을 내며 상대의 '퐁'을 기다렸는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내가 보낸 '핑'보다 상대의 '퐁'을 더 받길 원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아요.


작가는 말합니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핑'을 보내야 한다고요.

그리고 그의 퐁이 나에게 당도하는 시간과 크기를 미리 짐작해서 상처받거나 섭섭해하지 말라고요.

And if you want a lot of Pongs... you must remeber to Ping a lot

그의 답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서, 기대와 달라서, 괜스레 움츠러들거나 화내지 말고 기다려주자고요.

생각해 보면 내가 보낸 '핑'만큼의 '퐁'이 돌아오지 않을 때 우리는 서로 상처받고 상처 주며 다투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저의 여섯 살 딸아이들 뿐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되어버린 저와, 우리 모두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핑'을 보내고, '퐁'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가 다치지 않고 행복하기 위해서요.


따뜻한 마음을 담아, 오늘도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정한 '핑'을 보냅니다.

오늘 당신은 어떤 '핑'을 보냈나요? 당신이 기다렸던 '퐁'은 벌써 돌아왔나요?

Now, my dear friend,
what will you next ping be?

바라봅니다. 하나의 '핑'을 보내는 것에 인색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내일은 오늘보다 더 다정한 '핑'을 보내는 사람이 되길를.

어제보다 더 많은 '핑'을 보내기에 주저하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 되기를요.


그런 핑-퐁이 넘쳐날 때, 내가 사는 지금 이 순간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그다음의 시간도 점차 경쾌하고 밝은 소리들로 가득할 테니까요.


▼해당 에세이는 팟캐스트에서 오디오북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podbbang.com/ch/1788857?e=24804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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