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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벌 김화숙 Nov 11. 2024

제철 무를 주재료로 한 비건 무수프

'밭에서 나는 인삼'이란 별명 하나면 무 자랑은 더 필요 없지 싶다

무를 주재료로 재철음식 무수프를 끓여 봤다. 뭇국도 좋아하지만 걸쭉하게 먹고 싶었다. 무를 채 썰어 물 자작하게 넣고 푹 끓이는 게 시작이다. 마늘, 열매 마 그리고 땅콩을 믹서에 갈아 끓는 무에 섞고, 으깬 두부와 다진 파와 찢은 생김 가루를 넣었다. 소금 간 살짝했다. 잘 저으며 끓여주면 걸쭉하고 윤기 흐르는 무수프가 된다. 향기도 맛도 은은하고 부드럽다. 한 그릇 음식으로 먹어도 좋다.


가을 무의 계절이다. 무는 겉보기엔 별 특징도 없어 보이지만 아주 좋은 건강식품이다. '밭에서 나는 인삼'이라는 별명 하나면 무 자랑은 더 이상 좋은 말이 없다. 무싹으로도 먹고 열무로 무청으로 무로, 먹을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수분이 풍부하고 맛과 식감은 또 얼마나 좋은가. 디아스타제, 페루오키스타제, 에라스테제 등 소화효소가 풍부해 속을 편하게 한다. 감기와 기관지에도 좋다.


생무를 썰어 아삭아삭 씹어 먹는다. 과일 이상 시원하고 맛있다. 어린 시절 산골에서 이맘 때면 학교 오가는 길에 밭에서 뽑아 먹던 무맛이 생각난다. 겨울밤에 구덩이에서 꺼내 과일처럼 깎아 먹었더랬지. 무생채, 김치, 깍두기, 익나물, 국, 찌개, 조림, 볶음, 무밥.... 뭘 해도 맛있다. 무말랭이도 만들고 싶어진다. 다른 재료와 어우러지고 맛을 잘 품어주는 무, 무의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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