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토란도 알토란 같은 기후미식 자연식채식
토란은 전분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식물성 단백질이 많은 뿌리채소다.
"알토란 같다."
부실한데 없이 속이 꽉 차 실속있다는 뜻의 관용구다. 참 이쁜 우리말이다. 토란은 흙에서 나온 알이란 이름 그대로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다. 잔뿌리에 거칠고 지저분한 껍질째로인 흙토란은 도무지 매력이 없이고 먹고 싶은 기분을 느낄 포인트 찾기도 어렵다. 사람들은 그래서 껍질 벗겨 다듬어 놓은 하얗고 토실토실한 토란을 알토란이라 이름했을 것이다. 흙토란과 달리 알토란은 버릴 게 없으니까.
알토란만 토란이랴, 흙토란 그대로도 토란이다. 그동안 흙토란을 알토란으로 갈무리하는 게 번거로워 기피해온 내가 드디어 토란에 입문했다. 알토란 말고 흙토란 그대로 기후미식으로 먹었다. 지난번 백두산 여행 기간 단둥에서 껍질 째 삶은 토란을 만난 덕분이다. 감자 고구마처럼 삶아서 껍질 벗겨 먹어볼 생각을 왜 그동안 한번도 못했을까. 이 가을에 사랑할 제철 자연식품으로 토란이 왔다.
농협 로컬푸드에서 자잘한 알감자 같은 토란 1킬로에 4,000원 줬다. 씻어서 흙만 제거하고 그대로 고구마 삶듯 삶았다. 익은 토란 껍질 벗기는 건 일도 아니다. 바로 이거다. 먹기 쉬워야지. 외모는 시커멓고 못생겼지만 맛과 영양은 알토란이다. 외모에 별 매력을 못 느끼고 미끄덩거려 번거롭다며 먹어볼 연구도 안 하고 살아온 게 부끄러울 지경이다. 슴슴한 맛 토란 좋다. 막내는 내일 도시락으로 싸가기로 했다.
토란은 전분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식물성 단백질이 많은 뿌리채소다. 채식하는 사람으로서 사랑해 마땅한 식품이다. 미끈거리는 성분은 갈락탄과 뮤틴이라는 식이섬유인데 혈관 내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고 피를 맑게 한다. 토란국 토란조림 등 뭔들 못하겠냐만 나는 껍질 째 삶아 고구마처럼 벗겨 쉽게 먹으련다.
덩어리 열매마도 몇 개 같이 삶았는데 다음부턴 일 줄여서 껍질째 생으로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