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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는 청년의 생존법, 집밥 먹고 집밥 도시락 싸다니기

수험생 딸이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먹는 마지막 도시락 인증

by 꿀벌 김화숙 Jan 1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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찹쌀 섞은 현미밥, 늙은호박과 건두부 토마토 졸임. 배추김치, 김채소퓌레, 생 파프리카.

수험생 우리 딸이 오늘 먹은 점심 도시락 구성이다. 점심시간에 가족톡에 땔롱~ 사진에 이어 올라온 한마디.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먹는 마지막 점심"이란다.


그랬다. 우리 딸은 지난 한 해 학교 도서관에서 지내는 수험생이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스스로 밥을 도시락 2개씩 싸서, 무거운 책가방과 함께 이고지고 버스를 타고 다니는 수험생이었다. 이제 다음주 시험을 앞둔 오늘, 생활 마지막 점심 도시락 인증을 남겨둔 셈이었. 부디 수험생 마지막이길 바란다.


수험생이 힘들게 매일 도시락을 2개씩 싸다녀? 돈 없는 학생이니까. 직장생활 3년 번 돈으로 딸은 대학원 3년과 수험생활 1년을 자린고비로 살아냈다. 이 고물가 서울에서 거처는 아빠 교회에 딸린 방에서, 등록금은 국가장학금으로. 돈없는 청년의 생존법은 집밥 먹기 집밥 도시락 싸다니기. 먹을 부모집, 이게 있다는 게 어디냐. 게다가 딸은 비건지향청년. 자연식채식을 가장 좋아하는 비건에겐 맘편히 먹고 살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아차, 수험생 딸이 도시락을 혼자 다 준비한 건 아님을 밝힌다. 내가 아무리 날라리 엄마지만, 주말마다 서울에 오면 딸 도시락 용 음식을 만들어 주는 편이었다. 그러니까 서울에도 안산에도 비건 도시락 싸는 청년 자식 하나씩 있는 엄마인 거다. 도시락 통마다 나눠 담아뒀다가 그날그날 밥과 함께 생채소와 김치 정도 더 챙겨 가면 끝! 더러 내가 바빠 못 챙기면 딸 스스로 또는 아빠 덕이 뭔가 만들어주었다.


이제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먹는 도시락 생활을 끝냈으니 그 다음은? 이제 내일 오후에 모녀는 시험장 학교 근처에 얻어둔 숙소에 들어간다. 한 주간 모녀 합숙생활! 나는 수험생 딸 뒷바라지하는 엄마 모드다. 딸이 시험장에 가지고 갈 도시락을 싸 주고 돌아오면 같이 먹을 저녁을 준비한다. 시험 끝나면 쏘다니며 놀 거다.


다음 한 주간 모녀는 뭘 먹고 살까?

비건식 도시락과 채식 밥상, 기후미식 한 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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