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팬심 고백
세상의 모든 취미가 그러하듯, 동호(同好)인의 존재는 공감, 정보, 안도감을 준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아무리 독특한 취미라도 ‘같은 덕질'을 하는 사람이 적어도 1만 명은 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하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캠핑을 함께하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그러다 보니 캠핑을 시작하면서부터, 한창인 지금까지 동호인으로서 애정하고 애청하는 캠핑 크리에이터(유튜버)들이 많다. 모두 개인적인 인연은 전혀 없고, 그저 내가 좋아 구독하고 조용히 즐겨보는 계정들이다.
https://youtube.com/@korea_travel
캠핑 초기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채널이다. 타닥타닥 장작 타는 인트로로 시작하는 이 채널은 듣기 좋은 목소리로 캠핑 매너부터, 캠핑장과 장비를 고르고 거르는 팁들을 초심자의 눈높이로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시즌마다 대형마트나 페어에 런칭하거나 할인상품 정보도 꼼꼼히 알려줘서 초기 장비세팅을 할 때까지 가장 애청한 채널이다. 캠핑 횟수가 쌓이면서 시청 빈도는 줄었지만 초보캠퍼라면 무조건 추천-
https://youtube.com/@Campingharu
나의 첫 텐트(아코플라 사하라)를 만나게 해 준 채널. 인스타그램으로 먼저 알게 됐는데, 캠핑에서 로망하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어서 유튜브까지 흘러갔고, 차박텐트 리뷰를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 인스타그램 계정(@big.bigchoi)은 실제 사진가인 남편의 계정이고, 작가인 '생활모험가'님이 글을 쓴다. 실제 출간도 했고 '캠핑 하루'라는 책도 사서 캠핑을 시작하는 마음도 배웠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소개했던 몇몇 장비들도 따라 구매했다.
https://youtube.com/@kimsookTV
유튜브를 운영하는 대표적인 연예인이자, 캠퍼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채널이다. 맛집이나 방송국 이야기 등 여러 일상생활을 올리지만, 워낙 찐캠퍼라 캠핑장, 텐들이(텐트 집들이), 캠핑용품, 캠핑먹거리, 캠핑메이트 영상들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정보보다는 구매욕을 자극하는, 구매욕을 못 이겨 무너지고 마는 모습들이 이 채널을 끊을 수 없게 만든다.
https://youtube.com/@khakicactuss
개인적으로 요즘 카키/올리브/밀리터리 세팅에 심취해있는데, 유튜브에서 '카키+캠핑'을 검색해서 보게 된 채널이다. 채널을 개설한 지 1년 여 정도 된 것 같은데, (아마도)신혼부부의 달달한 취미생활로 캠핑을 즐기는 듯하다. 영상 밖으로 깨소금이 쏟아져 나와 낯간지러울 때도 있지만 채널명에 걸맞게 각종 카키 아이템을 보는 맛이 쏠쏠한 채널이다.
중구난방으로 용품을 샀던 초기를 지나, 비시즌동안 기변을 하면서 전체적인 컬러 톤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이 채널을 보면 개인창고(?)에 공간에 카키, 탄, 블랙 등 컬러별로 제대로 ‘깔맞춤’된 세팅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채널 특유의 쿨내 나는 언박싱 영상들을 즐겨보는 데 최근에 본 장작 테이블에 꽂혀서 아네스에게 조르는 중이다.
https://youtube.com/@chrishobby
ASMR로 속삭이는 채널명으로 시작하는 이 채널은 정말 모든 영상을 빠짐없이 보고 있다. 매주 빠짐없이 캠핑을 다니며, 정말 많은 용품을 써보고 리뷰를 하는 열정캠퍼이신 듯하다.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만 의외로 낯을 가려서 주중에만 캠핑을 한다는데 구독자를 만나면 커피를 내려주신단다. 이 채널을 보고 용품 기변을 하거나 캠핑장을 선택하기도 했고, 여전히 많은 정보를 얻고 있으며 내가 최근에 산(아직은 피칭해보지 못한) 텐트 리뷰를 기다리는 중이다.
영상의 색감과 퀄리티가 훌륭해서 틀어놓고만 있어도 예쁜 장면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채널이다. 캠핑 브랜드와 행사도 주최하는 걸 보니 이쪽 분야도 병행하시는 듯하다. 탐나는 텐트와 용품들이 많아서 내 '위시리스트'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어린 아들 딸과 네 가족이 함께 하는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가짐과 소회도 종종 털어놓는 편이라 패밀리 캠퍼로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https://youtube.com/@greenerycamp
내가 요즘 애정하는 채널이다. 마찬가지로 카키/밀리터리로 옮겨가면서 알게 됐고, 아마도 20대 솔로캠퍼인데 내가 로망하는 캠핑 스타일(컬러, 브랜드, 용품)의 가장 최상단 가심비 세팅을 보여준다. 영상 속 캠핑 사이트를 그대로 옮겨오고 싶을 정도. 영상에 직접 등장하지도 않고 나레이션도 없이 오직 BGM과 자막으로 끌고 가지만 그래서 더 좋다. 출퇴근길이나 쉬거나 운동할 때 틀어놓고 보고만 있어도 힐링되는 채널. 사이트에 구경 가고 싶은 캠퍼 1위.
언젠가 부터 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캠핑 알고리즘'으로 도배되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위의 크리에이터 콘텐츠들이 항상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좋은 사진과 영상을 찍고, 편집과 가공을 거쳐서 한 편의 콘텐츠를 만드는 게 얼마나 정성 가득한 일인지를 생각하면서, 오늘도 그들의 다음 콘텐츠를 손꼽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