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 & now
명상을 배울때 '지금 여기에 깨어있는 상태'가 중요하다는 말을 듣는다.
현재에 집중하여 온전히 살아내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미래를 살아낼 수 있겠는가.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당연한 말인데, 그때는 그게 그렇게 어려웠다.
끈적끈적하게 발밑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들러붙은 과거의 잔상들과
요동치는 심장속에서 퍼져 뻐근하게 몸을 집어삼키는 망상들 속에서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세상에서 허공을 헤집고 다녔다.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시인님의 말씀이다.
단순하지 못하니 단단하지 못하고, 단단하지 못하니 단아할 수가 없었다.
지상에 발을 붙이지 못하고, 둥둥 떠 있는 정신상태였다.
그야말로 유체이탈과도 같다. 현재에 있지 못하다는 것은 있을 자리에 있지 못하다는 말과 같다.
지금 내가 있을 자리
지금 내가 존재하고 있는 곳
나의 몸이 흐르고 있는 이 시간과 공간
찰나에 집중하지 못하면 어느새 몸에는 빈집과 같이 거미줄이 쳐진다.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이 이 세상을 품는 일이라는 걸 배워가고 있다.
그리하여 천상천하유아독존, 물아일체
초등학생 때 들었던 알 수 없던 그 말뜻을 점점 알아가는 나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미래의 내가 너무도 그리운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