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by 차거운

달콤한 꿀은 나의 사랑이니

이 간절한 날개짓으로

허공에 정지하기 위해

내 작은 몸을 부양하기 위해

젓 먹던 힘을 아니 알껍질을 깨던 힘을 다해

마른 공기를 휘젓는다


누구든 사랑하는 자

그러하듯이


삶을 견디기 위해서

이렇게 떠 있어야 한다는 걸

한 공기의 따뜻한 밥을

삼키기 위해 때론 미늘이 숨겨진

시간을 삼켜야 한다는 걸

우리 모두는 알고 있으니


쓸쓸한 운명처럼 다가오라

한 모금의 숨

한 방울의 땀

한 번의 죽음


내가 지상에 추락하기 전

내 앞에 마주 서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리라


keyword
이전 02화유리병 속의 작은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