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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Oct 01. 2022

국내대학 출신이 영어를 잘하게 된 이야기

남들이 다 안된다고 할 때  

얼마 전 회식자리에서 제 부서장님께서 저를 외부에 소개할 때 "국내파 오픽 1급"입니다라고 소개를 해주시더군요. 사실 오픽 1급이라는 게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는 꽤나 영어를 잘하는구나 생각해주시더군요. 저는 직장에 들어와 3년 차에 오픽 1급을 따 냈고 기본적인 의사소통과 영문 레터에 대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회사에서는 영어권 국가나 해외 프로젝트에 관련한 업무를 자연스럽게 맡게 될 수 있었고요. 보통 Client에게 영문 레터를 쓸 때면 부서장님은 항상 저를 찾았습니다. "OO대리. 영문 레터 좀 써오게나." 또는 심심치 않게 직장동료들로부터 영어에 대한 자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 표현은 어떻게 하는 게 맞아?", "이거 영어로 좀 바꿔주면 안 될까?" 등등. 


저는 국내대학 공대  출신의 직장인입니다. 해외에 다녀온 건 대학교 때 캐나다에 2개월 다녀온 게 전부고요. 어떻게 저는 국내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잘할 수 있게 됐을까요? 그 이야기는 캐나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막연하게 영어를 좀 잘하고 싶다. 나는 글로벌 인재가 되고 말꺼야라는 생각을 품은 게 대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그런 와중 우연찮게 학교에서 보내주는 캐나다 해외 인턴십에 선정되게 됩니다. 그때 당시 인터뷰를 생각하면 오늘 저녁 이불킥을 때릴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서 하나의 작은 사건을 겪게 되었습니다. 도착해서 시내를 구경하던 도중 갑자기 비가 와서 마트에 황급히 들러 우산을 하나 샀습니다. 그렇게 호기롭게 결재를 마치고 마트 밖으로 나와 비를 막기 위해 우산을 폈습니다. 그런데, 우산이 펴지자마자 부러진 게 아닙니까? 저는 너무나도 당황했고 당연히 마트로 다시 들어가 환불해달라고 얘기를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말이 나오지 않더군요. 영어로 했어야 하니까요.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Umbrella라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결국 점원이 하는 얘기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고 부러진 우산을 쓴 채 집으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눈물이 흐르더군요. 내 자신이 무너지는 느낌이었고 쪽팔렸습니다. 그리고 다짐했습니다. "난 국내대학 출신이지만 그 어떤 해외대학 출신보다 영어를 잘하고야 말겠다"라고 다짐했고, 한국에 들어가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어실력을 늘리겠다고 캐나다 하늘에 대고 맹세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 들어왔고, 저는 영어를 공부할 수 있는 방법들이란 방법들은 모두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해서, 강남역 인근에 있는 컬컴영어스터디라는 카페에서 약 5년간 리더로 활동하며 영어에 대한 감각을 쌓았고 5년 넘게 매일 20분씩 전화영어 스터디를 꾸준히 했습니다. 외국인과 전화영어 스터디를 하면 계속해서 돈이 드니 EBS에서 매일 방송해주는 Power English를 교재로 영어 친구 파트너를 구했습니다. 그렇게 매일 Power English에 나오는 주제들로 토론을 했고요. 그러고 나서는 제 영어에 모자랐던 Business 영어와 같은 부분들은 파고다 영어학원을 다니며 보충했습니다. 그렇게 5년을 넘게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왔고 자연스럽게 오픽 1급을 딸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유튜브를 볼 때도 영어로 하는 유튜브를 의도적으로 많이 듣는데요. 계속 듣다 보니 70% 이상은 이해가 되고, 영화관에서 영어로 된 영화를 보면 자막도 보이지만 영어도 굉장히 많이 들립니다. 


한참 영어를 많이 쓰고 다녔을 때는 어떤 해외대학을 나왔냐고 주변 지인분들이 종종 물어봤었습니다. 그럴 때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내가 그래도 해외대학 출신보다 영어를 잘하겠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100%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룬 것 같구나"라고요. 제가 지난 과거에 영어에 쏟은 열정이 제게 돌아와 화답을 하니 그만큼 기쁜 것이 없더군요. 저는 이상하게 남들이 안된다고 할 때 불가능하다고 할 때 의지가 차오르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왜 이럴까요? 왜냐면 사람은 노력과 의지만 있으면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안된다고 하는 사람에게는 그 안 되는 모습만 본인 인생에 나타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된다고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끝까지 노력한다면?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것들도 이룰 수 있습니다. 지금은 더더욱이나 세상이 변했습니다. 옛날과 다릅니다. 유튜브에는 무궁무진한 정보들이 있고 인터넷에 좋은 강의들은 널려있고 세상에 나를 가르쳐줄 선생님들은 수두루 빽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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