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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자존감 포트폴리오의 필요성

내가 글을 쓰는 이유

by 린인

이 챕터의 마지막 글입니다. 오늘의 글이 여태 써온 글중에 가장 중요한 핵심일 것 같습니다.


여러 글을 통해 일에 대한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했고 처세와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해왔었죠. Work in Life 이지만 일의 자아 외에 나의 자존감을 높이는 다른 주머니가 있어야 합니다.




일을 하는 나는 나의 일부

제가 과도하게 커리어에 몰두하고 처세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 나의 삶과 시간에서 더 많은 풍요로움을 느끼고 싶어서였던 것 같습니다. 일하는 나는 여러 페르소나를 가진 나 중에서 하나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쉴줄 아는 것도 능력이라는데, 그 능력은 없어서 늘 달려만 왔습니다. 이런 열정까지고 능력이라고 생각하던 때, 내가 나의 전부라고 착각했던 때, 성과가 나의 존재고 평판이 나의 가치라고 여겼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때에는 회사에서의 사소한 일과 과중한 책임감 혹은 스트레스가 일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곤 했고, 괜히 사소한 데에 화풀이를 하게 됩니다.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배우기도 어렵고, 좌충우돌 상황이 많았습니다. 일상과 삶의 밸런스를 잡지 못했던 저는 회사 밖에서 점점 희미해졌고 좋은 마음은 좋은 신체에서 온다고, 마음이 약해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회사에서의 정해진 시간을 최대한의 효율로 현명하게 보내고 그 외에는 나를 지키기 위해 몰두합니다.



자존감 포트폴리오 만들기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쓰지만 그 절대적인 시간이 나를 설명하는 모든 것은 아닙니다. 일 밖의 나를 지켜야 합니다. 투자에도 포트폴리오가 있는 것처럼 자존감 지키기와 자존감 포트폴리오가 필요합니다. 일과 연계되지 않은 부분에서요.


가령 나를 너무 태워버리지 않고 균형을 갖기 위한 취향 바구니가 여러개가 있으면 좋습니다. 사소하게 출발합니다. 출근 전에 10분 스트레칭을 하거나, 일주일에 몇번은 아무 생각없이 20분 무조건 달리기, 일기나 글로 하루를 정리하는 등이요. 그리고 하루 종일 남을 위해 일했는데, 한끼 정도는 신경써서 먹는다거나 좋아하는 사람과 밥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시간같은거요.


융푸라우에서 먹은 신라면 같은거



내 자존감을 나의 즐거움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예쁜 주머니가 있어야 잠시 주저앉더라도 다시 걸어가는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회사가 아닌 나의 존재만으로도 괜찮은 삶을 꾸려갈 수 있을 때가 진정한 사회인이자 책임감을 다 하는 좋은 어른으로서 한발짝 다가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소해 보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소중한 루틴이 쌓이면 외부 스트레스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를 귀하게 대하면 그만큼 다른 사람들도 귀하고 선순환으로 많은 것들에 감사하고 겸손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좋은 균형을 글로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바로 '라떼말고 아메리카노였습니다'




영차영차 몸을 움직이자



라떼말고 아메리카노

다 저마다의 변화가 많지만 그 어느때보다 여자의 30대 중반은 휘몰아치는 인생인 것 같습니다. 선택지도 많고 변화의 폭도 큽니다. 흐르는대로 살다 돌아보니 너무 많이 흘러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일을 뺀 나에게 무언 것이 남을까? 하는 공허함도요.


그러다 '아니야 나의 경험도 사소하지만 누군가에겐 소소하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작은 믿음을 가지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어릴때 구몬을 숨겼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을만큼 매일 정해진 시간에 루틴을 갖는게 너무 어려운 사람입니다. 그래서 브런치 북으로 매주 발행은 못하더라도 꼭 2주에 하나의 글은 쌓아가는 것은 정말 큰 결심이었습니다.


엄마 이모와 함께 간 지난 팝업


어떤 때는 '어차피 많이 보는 것 같지 않은데 그냥 멈출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결심을 완주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고민이 잠식 할 때즘 감사하게도 커리어 크리에이터로 선정이 되었어요. 그 감사한 인정을 발판삼아 이렇게 30개의 글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마음으로,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시작했지만, 그 과정이 되려 스스로에게 영감을 주고 위로를 받았던 순간들이 되었습니다. 저의 시작이 다소 오만했다는 것도 깨닭고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이 있었기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이라는 제 자존감 포트폴리오에 한 종목이 더 생겼습니다.


브런치 10주년 축하드려요 저도 같이 컸어요


누구나 처음은 어렵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버티면 생각보다 바다는 깊지 않습니다. 조각조각 모아낸 여러분의 자존감 주머니가 언젠가 큰 배처럼 여러분을 지켜줄거에요. 항해를 떠나는겁니다. 그리고 이 글을 써내려간 저의 응원도 한스푼 포함해주세요. Von Voyage!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린인 드림



오늘의 요약

1. Work in Life 이지만 일하는 나는 나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니며 일 밖의 나를 지키는 균형이 필요하다
2. 작은 루틴과 취향의 주머니인 자존감 포트폴리오를 만들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3. 나에게 자존감 포트폴리오는 이번 글쓰기였고 브런치 북을 완주하며 감사와 겸손을 배울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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