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우는 걸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게 많다. 그래서 노력하는 편인데 최근에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인생이 루즈하게 느껴졌다가 한 번씩 이루고 싶은 목표가 생길 때마다 에너지가 솟는다. 버킷리스트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해내고 싶은 것을 일단 3가지 적어본다.
첫 번째로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 최근에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중고등학생 시절에 제일 좋아하던 과목이고 잘하던 과목이었는데 대학때는 다른 공부들이 급해서 영어는 학점에 필요한 정도만 공부했다. 그 이후는 임용고시보고 뭐하고 하느라 흐지부지되어서 그때 수준 이후로 멈춰버렸다가 이제는 영어 바보가 된 것 같다. 영어 단어도 엄청 잘 외우고 듣기도 잘 했었는데. 나 돌아갈래~!!
언어에 관심이 많았고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은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기에 내 아이들은 외국어를 잘하도록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어릴 때 환경에 노출도 많이 시켰고 영어 책이나 이중언어 책도 읽어주고 심지어 다개국어까지 욕심을 냈었다. 그러나 언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복과 지속성이다. 계속 노출되고 사용하고 해야 잊어버리지 않는데 애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고 영어 학원에 보내고 다른 신경 쓸 것들이 많아지면서 외국어의 비중은 줄어들었다.
최근 지인이 미국에서 와서 함께 운동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미국에 놀러오라는 그 말이 예의상인줄 알면서도 덥썩 물고 싶었다. 그 언니네 집에 놀러가게 되든 아니면 여행으로 가든 의사소통에 크게 어려움이나 두려움을 겪지 않는 수준으로 영어 회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편하게 표현하고 팝송도 유창하게 외워서 부르고 싶고 학창시절 그랬던 것처럼 자신감을 찾고 싶다.
그래서 오늘부터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시절이 좋아져서 어플리케이션이 참 다양하게 많다. 그중 듀얼링고라는 어플을 선택했다. 하루 20분씩 부담없이 해보려고 한다. 이걸 시작으로 간단한 원서도 읽고 유튜브로 미드도 보고 좋아하는 팝송도 몇 곡 정해서 외워보고 하는 식으로 확장해나가면서 지루하지 않게 이어갈 생각이다. 그리고 요즘 너무 공부를 안하고 있는 딸과 같이 영어단어 외우기도 게임처럼 해봐야겠다.
또 다른 목표는 머리서기에 능숙해지기다. 몸이 유연한 편이라서 어지간한 요가 동작은 하는데 숙련자들이 하는 고난이도의 동작들은 아직 어려운 게 많다. 그중 머리서기를 정복하고 싶은데 아직 잘 안된다. 어제 한 번 시도해봤는데 벽 가까이에서 해서 그런지 덜 불안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감을 조금 잡은 것도 같아서 매일 연습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오늘은 영상을 찍어서 내 자세를 점검해보면서 해보니 어떻게 하면 될지 알 것 같다. 자연스럽고 안정감있게 잘하게 될 때까지 매일 연습하겠다! (더불어 드롭백도 같이 연습할 생각이다.) 연습은 몸에 기억된다. 1월부터 다닐 요가 수업에서 전반적으로 더 업그레이드 된 나를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지막 목표는 재테크에 관한 공부하기. 노후를 위해 저축도 열심히 하고 재테크도 잘 해놨어야 하는데 아직까지 뭘 해놓은 게 없다. 소비요정으로 사느라 티끌모아 티끌이라는 핑계를 댔고, 내 월급은 너무 작고 소중해서 그저 통장을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저축할 돈이 없다는 논리를 펼치며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더이상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부모도 되기 싫고 초라하고 인색한 노후를 보내기도 싫다. 사람의 품위와 선의는 돈과 시간적인 여유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런 여건을 마련해두기 위해서 지금부터 경제 공부를 해두어야겠다. 서평단으로 신청했지만 인스타에서 몇 년간 알고 지내온 이민숙 작가의 책을 정독하고 있다. 그동안 그녀의 행보를 보아왔으니 책에 친절하게 안내해준 내용을 잘 따라하면서 조금씩 결과물을 내고 싶다.
작은 아버님이 텃밭을 싹 갈아 엎어놓으셨다. 불과 며칠전까지만해도 고구마와 콩, 방울 토마토, 가지, 호박 등 여러 가지 작물이 무성하게 자랐던 땅인데 이렇게 아무것도 없이 평평해졌다. 이걸 보니 내 잘못된 습관과 나쁜 생각들도 싹 갈아 엎고 새 판에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대로 된 것들이 뿌리 내릴 수 있도록 새롭게 시작해보자. 새 땅에서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