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싱킹을 위한 공간은 고객과 시너지를 내는 곳이어야 합니다.
나 : " 디자인 싱킹 스튜디오의 위치는 고객들을 쉽게 만나고 관찰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해요."
담당 임원 : "그건 안돼요. 다른 부서들과 협업하기도 불편하고, 추가적인 비용도 발생하니까요. 게다가 내가 관리하기도 불편하고..."
팀원 : "맞아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하고, 윗분들 눈에 띄는 곳에 있어야 어필하기도 좋고..."
담당 임원 : " 다른 부서 직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고 하니 스튜디오는 과하지 않게 사옥 안에 설치하고, 외부에 홍보도 하려면 인테리어는 우리 제품을 최대한 전시할 수 있도록 준비합시다.
나 :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창의적" 업무 공간의 중요성은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이용되는 업무 공간의 개념은 개별 업무의 성격에 따라 서류 작업을 많이 하면 사무실, 기계나 설비를 가지고 하는 작업이 많으면 작업실, 혹은 개발실로 불려졌었죠. 디자이너의 공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멋지게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불려지긴 해도 역시 들여다보면 디자인 개발실 정도의 의미였죠. 그리고 이 공간들은 대부분 한 곳에 모여있습니다. 한 회사의 건물 안에 구획을 나눠서 자리 잡고 있죠. 아마도 이러한 조직 공간의 배치가 효율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같이 모여 있어야 협업하기 좋다는 생각에서였을 것입니다. 물론 동일한 디자인과 성능의 제품을 만들거나 별로 바뀌지 않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조직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업무 환경이 효과적입니다.
기업에서 업무 공간은 주로 "비용"으로 해석되어 온 것 같습니다. 즉, 공간은 부지를 마련하고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죠.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공간의 공유 개념 역시 비용 절감의 장점이 기업에 크게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상대적으로 자금의 여유가 있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공유 공간이 매력적이었을 것 같습니다. 카페 같은 환경에 컨시어지 서비스 등이 제공되고 게다가 임대료가 비싼 도심의 요지에 위치하고 있는 다양한 공유 공간 서비스들은 그 매력이 더 크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사용자의 선택에 의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요즘의 사업 환경에서 전통적인 방식의 업무 공간 조성의 비용 차원의 인식이 기업에 도움이 될지는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재무적 성과를 올리는 차원에서 공간은 최소한일수록 좋을 것입니다. 경제성의 논리에 의하면 최소한의 자원 투입과 최대의 성과 당설이 가장 효과적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는 협업의 시너지가 회사 내에서만 발생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비용을 최소화시키는 재무전략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시장이 제한적인 경우에 활용되는 것이죠. 기업은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며 창의적 공간은 성장 전략의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즉, 비용이 아니라 투자의 개념인 것이죠.
한동안 "프로슈머"라는 말이 회자되었는데요. 단순히 설명하면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생산에 참여하는 고객이라는 뜻이죠. 이 단어의 의미를 조금 더 생각해보면 고객들을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이미 기업의 생산 역할을 수행하는 구성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을 적용해 보면 기업 내부 구성원들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시너지를 어떻게 낼 수 있을까를 기업은 고민해야 하고 이런 고민이 공간 조성에 반영되어야 할 것입니다.
창의적으로 일하는 공간에 대한 이해 관계자들의 인식도 전환이 필요합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이 창의적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업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대부분 미국의 IT 회사들의 업무 환경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거나, 업무의 성격에 관계없이 동일한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것 같습니다. 카페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창의적인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창의적 자극을 얻는 것에 있는 것이죠. 다른 구성원들이 보기에 휴식 공간 같은 곳이 그곳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에게는 끊임없는 창의적 자극을 받는 곳입니다. 그 자극은 고정된 인테리어나 위치 같은 환경에서 나오기도 하고, 또 그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공간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나오기도 하죠. 남들이 보기에 쾌적하고 편안해 보이는 업무 환경은 실제 그곳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에게는 공감과 창의의 집중된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곳입니다. 카페에서 일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목장에서 방목된 소가 양질의 우유를 생산하는 것과 같습니다.(사진)
결국,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혁신과 창의의 목적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디자인 싱킹을 위한 공간은 고객과의 공감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낼 수 있는 위치에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자극이 주어지는 환경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창의적 영감은 늘 현장에서 얻어집니다.
++기획자, 마케터, 디자이너들이 공통적으로 해야 하는 일은 창의적 영감을 얻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