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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Nov 29. 2024

정보는 넘치지만 의미는 줄어드는 시대


"우리는 정보는 넘쳐나지만, 정작 의미는 점점 줄어드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We live in a world where there is more and more information, and less and less meaning.)(장 보드리아르, [미디어의 의미 붕괴] 중에서) 


 프랑스의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가 남긴 이 말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과연 이런 정보들이 우리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보드리야르는 이러한 현상을 "의미의 붕괴"라고 표현했습니다. 단순히 정보의 양이 늘어난다는 것을 넘어서,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오히려 컵이 넘치듯이, 정보가 넘쳐나면서 진정한 의미는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통해 수많은 뉴스와 SNS 게시물,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정보를 접하면서도, 정작 깊이 있는 이해나 진정한 소통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정보를 접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요즘, 우리는 정보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데 소홀해진 것은 아닐까요?


 보드리야르는 현대 사회의 또 다른 특징으로 '실제보다 더 그럴듯한 가짜 현실'의 등장을 지적합니다. 이는 단순한 거짓이나 속임수가 아닌, 실제보다 더 실제처럼 보이는 새로운 형태의 현실을 의미합니다. SNS 속 완벽한 일상 예를 들어, SNS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생각해봅시다. 완벽하게 꾸며진 일상의 순간들, 멋지게 편집된 여행 사진들은 이제 단순한 기록이 아닙니다. 실제 경험에서 불편하고 힘든 순간들은 모두 지워진 채, 이상적으로 포장된 현실만이 남습니다. 점차 우리는 이런 가공된 이미지를 진짜 현실이라고 믿게 되고, 때로는 실제 경험보다 이런 이미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됩니다.


 광고가 만드는 이상적인 세계 광고도 비슷한 예입니다. 광고는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서,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특정 시계를 차면 성공한 사람이 되고, 어떤 브랜드의 옷을 입으면 멋진 사람이 된다는 메시지는 실제가 아닌 환상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는 누구나 쉽게 정보를 만들고 퍼뜨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거짓 정보가 쉽게 퍼지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소통하는 문제도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정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모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왜 이런 정보가 만들어졌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접한 정보를 자신의 삶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세요. 예를 들어, 환경 문제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내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실천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접 경험의 소중함 SNS나 미디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보다,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것의 가치를 다시 발견해야 합니다.


 보드리야르가 지적한 "정보는 늘어나지만 의미는 줄어드는" 현상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도전 과제입니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의 문제를 넘어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뉴스를 보거나 SNS를 할 때, 잠시 멈춰서 "이 정보가 내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보세요. 이런 작은 성찰과 노력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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