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지영 Dec 06. 2024

불어오는 바람에 대처하는 법


"우리의 계획이 실패하는 이유는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어떤 항구를 향해 가는지 모른다면, 어떤 바람도 올바른 바람이 될 수 없다."(Our plans miscarry because they have no aim. When a man does not know what harbour he is making for, no wind is the right wind.)(세네카, <삶의 지혜를 위한 편지> 중에서)


 세네카의 이 말은 단순한 경구를 넘어 삶의 본질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스토아 철학에서 목표란 단순한 성공이나 성취가 아닌, 덕(virtue)을 통해 완성되는 내면의 조화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덕은 정의, 용기, 절제, 지혜와 같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치들입니다. 예를 들어 용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고, 절제는 소비와 행동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태도입니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외부 환경을 운명(fatum)으로 보았지만, 그들의 진정한 관심은 내면의 방향성에 있었습니다. 바람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난 외부 조건을 상징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 불황, 건강 문제, 또는 사회적 기대와 같은 것들이 모두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조건에 해당합니다. 순풍과 역풍은 단순한 기회나 장애물이 아닙니다. 내면의 나침반을 가진 사람에게 모든 바람은 목적지를 향한 여정의 일부가 됩니다. 여기서 내면의 나침반은 정의, 용기, 절제, 지혜와 같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와 신념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가치들은 우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반면, 방향성을 잃은 사람에게는 가장 좋은 기회조차 혼란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세네카가 말하는 목표는 깊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덕(virtue)을 통한 내면의 완성을 향한 여정입니다. 정의, 용기, 절제, 지혜는 단순한 도덕적 지침이 아닙니다. 인간 영혼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 상태를 보여주는 이정표입니다. 세네카는 이러한 덕목들이 우리 삶의 진정한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외부 환경은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지만, 우리는 내면의 반응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목표를 가진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과 변화 속에서 살아갑니다. 세네카의 가르침은 이러한 혼돈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현대인은 종종 '바쁨'을 '의미'와 혼동합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업무나 약속으로 가득 찬 일정이 곧 가치 있는 삶을 의미한다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쁨 속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 즉 내면의 만족과 의미를 찾지 못하면 결국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세네카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어떤 항구를 향해 가고 있습니까?" 이는 단순한 목표 설정이 아닌, 삶의 근본적 방향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세네카의 메시지는 시대를 넘어 우리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성공이나 인정이 아닌,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 살아가는 용기입니다.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은 높은 연봉이나 사회적 지위를 성공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세네카가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외부적 성취보다는, 정의롭고 용기 있게 행동하며 자신만의 가치에 충실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는 점입니다. 내면의 나침반을 따른다는 것은 자신의 신념과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어떤 항구를 향해 가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진로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존재 방식에 대한 근본적 성찰을 요구합니다. 세네카는 우리에게 내면의 나침반을 찾아 진정한 자아를 향해 항해할 것을 촉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