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배아 만들기 프로젝트의 결과는?
드디어 50일의 시간이 지나고 채취일이 밝았다.
이미 전원 하기 전, 이전 병원에서 3번이나 해보았기에 크게 떨릴 일이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새로운 병원에서 악착같이 마음을 먹고 준비하였기에 결과가 어떠할지 너무 궁금하였다. 질 좋은 5일 배양이 나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금식을 하고, 수면마취를 끝내고 눈을 떠보니 배는 욱신욱신 아팠고, 채취가 잘 끝났다는 간호사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다.
몇 가지 익숙한 주의사항을 듣고 병원을 나와 몸에 좋은 갈비탕을 집에서 먹었다. 이때부터 또 냉동배아가 몇 개 나왔을까 기다리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오게 되었다.
작고 소중해, 나의 5일 배아들
시간은 아주 천천히 10일의 시간이 흘렀고, 남편과 배아 개수를 들으러 가는 날이 밝았다. 전날에는 이 생각 저 생각으로 잠을 못 자며 뒤척였다.
'5일 배아가 하나도 안 나오면 어떡하지..' '내가 한 노력들이 물거품이 된다면 어쩌지..' 다른 사람들의 다양한 후기들이 담긴 카페와 블로그를 뒤적거리며 잠이 들었다.
병원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이전 병원과 다르게 이곳은 3일 배양 배아는 다루지 않으며, 5일 배양 배아로만 이식을 진행한다. (물론, 5일 배양이 없다면 의사 선생님에 따라 3일 배양이 이뤄지기도 하는 듯하다)
나를 담당하는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5일 배양만 진행한다고 말씀하셨고, 신선이식이 아닌 동결이식만 진행하자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5일 배아가 채취되어도 동결하는 과정에서 죽는 경우도 있기에.. 동결이식으로 5일 배양이 나오기에는 내 몸상태로는 많이 어려운 편이었다.
이전병원에서는 5일 배양이 3번의 채취동안 겨우 1개 나왔는데, 이번엔 몇 개가 나왔을까 궁금하였다. 전날 남편과 함께 성당에서 질 좋은 5일 배아 3개가 나오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다. 과연 이루어질까? 궁금해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고, 결과를 들었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이지만.. 간절하게 무언가를 염원하니, 하느님이 기도를 들어주셨나 보다.
총 3개 5일 배아 동결
1개 상급, 2개 중상급
남편과 나는 마치 임신이 된 것처럼 너무 기뻤다. 눈물이 날듯 하였다. 3개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는데, 기도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반짝반짝' 나의 5일 배아 이야기
그리고 등급도 좋았다! 개수도 좋았지만, 등급이 좋아서 더 기뻤다. 지금 다니는 병원에서는 등급을 까다롭게 매긴다고 들었는데, 상급의 확률은 임신율 60%가 넘었다. 그런데, 한 개가 그 상급인 것이다.
3번의 기회가 있고, 질 좋은 배아들이 있으니 곧 행복할 일들이 이뤄질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주치의 선생님도 질 좋은 배아가 나왔다고 기뻐해주셨다.
마음속 저 안에 있던 무언가가 몽글몽글 올라와 눈물로 주르르 흘러내렸다.
나에겐 저 5일 배아들이 소중한 삼 형제 같았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의 별 같았다.
나는 나이 제한으로 인해, 5일 배아는 내 몸속에 1회 차 시술당 1개만 넣을 수 있다. 총 3번의 소중한 기회가 있는 것이다. 삼세번의 기회 안에 간절히 바라는 아가가 찾아오길 바라고 있다.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반드시.
그리고 지난 50일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나의 50일이 헛되지 않았구나, 간절하게 노력하면 어떤 것이든 이뤄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 상황이 악조건이었을 때, 낙담하지 말고 항상 돌파구를 찾아 노력하자는 마음을 다시 세우게 되었다.
배아 삼 형제야
우리, 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