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적 사물: 길>
빛나는 독창성보다
분별하여 담을 수 있는
넓음을 먼저 주옵소서
개미는 한 알의 겨를 옮길 뿐이나
서로가 남긴 행렬을 따라
세계를 완성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소서
다르다는 이유로
스스로 높이거나 낮추지 않게 하시고
시장과 골목과 광장에서
멈추어 듣는 귀를 열어 주소서
저 높은 산의 위엄 보다
먼 길을 걸어온 사람들의
마른 눈빛을 먼저 보게 하소서
진정 큰 것이란
번쩍이는 빛이 아니라
수많은 강을 품는 바다라는 것을
고요한 깊이로 새기게 하소서
작은 잔이어서
넘치기 전, 머무르는 겸손과
흘러온 것을 흘려보낼
비움의 마음을 주소서
배우고도 모른다 고백할
용기를 주시고
받아들이며 낮아질
부드러운 겸손을 주소서
저를 키우는 손길을
헤아리려 하지 않게 하시고
감히
누군가의 소망이 되는
통로가 되게 하소서
쓰임을 구하지 않고
쓰임을 받는 자리에 있거든
말하기보다 감사하며
행위로 실천하게 하소서
우리는 진흙이요 주는 토기장이시니 우리는 다 주의 손으로 지으신 것이니이다 (이사야64:8)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찬 일주일 보내세요^!^
사진.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