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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ug 31. 2022

독일알프스길에서 만나는 킴가우

킴제의 중심지 로젠하임에서 누리는 휴식이 필요하다

킴제 호수를 배경으로 한 프리엔과 베르나우 마을 전경


킴가우 (Chiemgau)는 독일에서도 매우 유명한 킴제 호수(Chiemsee)를 중심으로 인강 (Inn)과 트라운강 (Traun) 사이의 지름 50km 정도 되는 알프스 산자락 북쪽 지역을 가리키는 지명이다. 킴제는 독일에서 3번째로 큰 호수로 그 주변은 독일에서 매우 유명한 관광지이다. 주변에 많은 지역이 있지만 그 가운데 특히 로젠하임 (Rosenheim)과 트라운슈타인 (Traunstein)과 같은 마을, 그리고 벤델슈타인산 (Wendelstein)이 가까운 바이리쉬첼(Bayrischzell)이 볼만하다. 여기에서 북동쪽으로 가다 보면 루퍼티빙켈 (Rupertiwinkel)이라는 마을도 나온다.  킴가우 지역에는 그림엽서에 나올법한 마을들이 산과 계곡 사이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여기에서 남쪽으로 가면 물론 알프스 산이 가로지르는 오스트리아 국경에 이르게 된다. 킴가우나 킴제라는 명칭은 모두 고중세 독일어로 사람 이름인 키에모 (Chiemo)에서 나온 것이다. 8세기 말에 이미 킴가우라는 명칭이 문서에 등장하고 있다. 참고로 ‘가우’ (gau)는 로마제국 시대의 행정구역 명칭이다. 이 지역은 15,000년 전의 빙하시대에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곳곳에 전설에나 나올법한 동굴과 늪지, 초원, 숲이 이어지고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영혼을 달래기엔 이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또한 킴제 말고도 많은 작은 호수들이 즐비하다. 전설에 따르면 기원전 500년쯤 이 지역에 혜성이 떨어져 주변을 초토화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는 석기시대부터 인류가 거주해 온 곳이어서 곳곳의 동굴에는 그들의 삶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로마제국 시대에 놓인 ‘로마길’의 다리가 잘츠부르크와 아우크스부르크를 이어주었다. 오랜 문화적 역사를 간직한 이 지역은 특히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로 유명하다. 그 가운데 바움베르크 수도원 (Kloster Baumburg)의 상트마가레타 성당과 루폴딩 (Ruhpolding)의 상트게오르크 성당이 유명하다. 또한 알프스 산지에 흔하듯이 트라운슈타인의 제염소는 이 지역의 경제와 문화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킴가우에 있는 바움베르그 수도원 정경

 

킴제 안에는 여러 개의 섬이 있는데 가장 크고 유명한 것이 헤렌인젤 (Herreninsel)과 프라우엔인젤 (Fraueninsel)이다. 헤렌인젤에는 유명한 백조의 성을 지은 루드비히 2세 왕이 베르사유 궁전을 모방해지으려던 궁전이 있다. 현재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프라우엔인젤에는 베네딕트 수녀원이 있다. 프라우엔인젤에 비하여 훨씬 큰 헤렌인젤은 정원이 아름다운 헤렌킴제성 박물관도 있지만 너무 상업화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차라리 작은 프라우엔인젤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서 숙박비가 매우 비싸다. 그래서 이곳에서 머물 생각을 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실 섬의 크기도 며칠을 두고 볼만한 것이 아니니 한 나절 천천히 돌아보면 된다.


프라운엔인젤에 있는 프라우엔뵈르트 수녀원 정경

 

뮌헨에서 남동쪽으로 52km 정도 떨어져 있는 로젠하임은 이 지역의 중심지답게 인구가 63,000명에 이르는 중소도시이다. 원래 이 도시가 있던 자리에는 1만 년 전만 해도 호수가 있었다.  기원전 15년에 로마제국이 인강 (Inn)의 동안에 노리쿰(Noricum)을, 그리고 서안에 레티아 (Rhaetia)를 세우면서 이 마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 이 지역은 중요한 교역 중심지가 되어 ‘폰즈 에니’ (pons Aeni)로 불리는 로마제국의 군사기지가 여기에 들어서게 되었다.


심스제를 배경으로 한 로젠하임 전경


인강의 동안에는 얼 할 (Earl Hall)이 지은 로젠하임성의 터가 남아 있다. 로젠하임이라는 지명이 장미와 관련이 있다는 설이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역사적으로 인강의 해운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한 로젠하임은 바이에른 지방에서도 매우 중요한 도시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다른 많은 도시와 마찬가지로 30년전쟁, 흑사병, 화재 등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19세기에 들어서서 소금 생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다시 경제적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도시답게 이곳에는 극장, 박물관, 미술관, 전시관 등이 많이 있다.

 

그리고 중세에 있었던 5개의 시장 관문 가운데 유일하게 남은 미터토어 (Mittertor)는 1300년대에 일종의 세관의 기능을 하던 것으로 이 마을의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지금은 시립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사 시대부터 20세기 역사적 사건을 잘 정리해 놓은 곳으로 반드시 가볼만한 곳이다. 여기에서 인슈트라쎄 (Innstrasse)를 따라 인다리 (Inn Brücke)를 향하여 걷다 보면 로젠하임 인 박물관 (Inn-Museum Rosenheim)이 나온다. 이 박물관은 Wasserbau und schifffahrtstechnische Sammlung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는 것처럼 수운과 선박 기술에 특화된 곳이다. 수운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로젠하임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인 인(Inn)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인강은 주로 알프스 산의 빙하가 녹은 물로 이루어졌기에 물이 늘 흐리고 차갑고 유속이 빠르다. 그래서 강변을 산책할 때 여름에도 한기를 느끼게 된다. 오래전에는 이곳에도 보덴제만큼이나 커다란 호수가 있었으나 물이 차차 빠져나가 이제는 여러 크고 작은 호수가 여기 저기 그 흔적으로 남게 되었다.


로젠하임 시내의 미터토어

 

박물관을 구경하고 나서 다리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로젠가르텐 암 슐로쓰가르텐 (Rosengarten am Schloßgarten)이라는 이름의 예쁜 공원이 나온다. 기왕 여기까지 왔으면 잘츠부르거슈트라쎄 (Salzburger Strasse)를 따라 좀 더 동쪽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상트게오르그 성당 (St. Georg)도 볼만할 것이다. 또한 시내에 나란히 서있는 상트 니콜라우스 성당과 하일리게 가이스트 성당도 찾아볼만한 명소이다.


로젠하임 시내의 상트 니콜라우스 성당과 하일리게 가이스트 성당


여기서 다시 인강의 다리를 건너 구도심으로 돌아와 로젠하임 시립박물관과 상트니콜라스성당을 보면 저녁이 되고 당연히 배가 고파질 것이다. 그러면 성당에서 걸어서 루드빅스광장 (Ludwigsplatz)을 지나 페르버슈트라쎄 (Färberstrasse) 6번가에 있는 ‘글뤽스필츠’ (Glückspilz)라는 식당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다양한 메뉴의 근사한 저녁을 먹으면 후회가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알프스 산자락의 도시에서 하룻밤을 보내면 이국의 향취에 젖는 즐거움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다음 날에도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살린가르텐 (Salingarten)에서 조각품을 감상하고 길리처블록 (Gillizerblock)에서 19세기에 지어진 근세 건축물을 감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러고 나서 관광 안내서를 들고 구도심을 산책하며 볼만한 교회와 건물을 감상하며 한 낮을 보내면 다시금 낯선 거리에 있는 묘한 외로움이 주는 기분 좋은 이방인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소개한 도시와 관광지에 관련된 홈페이지는 모두 웹에서 검색이 가능하다. 그 가운데 몇 개만 소개해 본다.  

 

먼저 로젠하임이다. (주소: https://www.rosenheim.de/) 시 정부 자체가 관리하는 것이니 관광만이 아니라 모든 공식적 정보를 다 검토할 수 있다.  


트라운슈타인도 자체적인 홈페이지가 있다. (주소: https://www.traunstein.de/) 여기에서도 시장의 인사말을 비롯한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벤델슈타인과 킴가우를 포함한 여행지 안내는 모두 킴제 호수 안내 홈페이지에서 받아볼 수 있다. (주소: https://www.chiemsee-alpenland.de/) 이 페이지는 구글의 번역기가 연동되어 있어 정밀하지는 않지만 번역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기본적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물론 독일어로 보면 자세한 정보를 얻기가 쉬운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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